미국 방문 이틀째인 교황은 이날 오전 백악관 남쪽 마당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베푼 환영행사의 답사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1만5,000여 명의 환영객이 몰렸다.
교황은 “우리의 ’공통의 집‘을 보호하는 데 있어 우리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순간에 살고 있다”며 “우리는 지속가능하고 완전한 발전을 가져올 필요한 변화를 만들 시간이 아직 있다”고 강조했다.
이민자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자신을 “이민 가정의 아들”이라고 소개하면서 “미국은 주로 그런 가정들에 의해 세워진 나라이며 나 자신 역시 미국의 형제로서 여기에 왔다. 나는 이런 만남과 대화의 날을 고대해왔으며 미국인의 많은 희망과 꿈을 듣고 공유하고 싶다”고 했다.
’빈자의 성자‘로 불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종류의 세상을 남길지 뿐 아니라, 사회 시스템에 의해 존재가 무시되는 수백만 명에 대해 진지하고 책임 있게 인식해야 한다”며 덧붙였다. 교황은 또 “약자에 대한 보호에 미국이 관심을 가져달라. 미국 사회는 완전하고 통합적인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며 “미국은 차별을 거부하고, 진정 관용적이고 포용적인 사회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연설에 대해 미국 내 일부 언론에서는 “교황이 정치에 뛰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후변화와 이민자 문제가 2016년 대선의 첨예한 쟁점이기 때문이다.
교황은 이날 오전 9시22분께 이탈리아 산 검은색 소형 피아트 500L을 타고 백악관 남쪽 마당으로 입장, 기다리고 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의 따뜻한 영접을 받았다. 교황은 이날 성 매튜성당 기도, 바실리카 국립대성당 미사 집전 등의 일정을 소화했고, 24일에는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 대중과의 만남, 성패트릭 성당 방문, 25일에는 유엔총회 연설, 9·11테러 희생자 추모 박물관 방문, 매디슨 스퀘어 가든 미사 집전, 26일에는 필라델피아 성 베드로와 바오로 대성당 미사 집전, 27일에는 세계 천주교가족대회 거리행진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