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거부당하고도 홍콩 독립성 옹호 지속홍콩의 지미 라이 넥스트미디어사 총수. 넥스트는 일간지 빈과일보를 비롯, 잡지 등을 출판하고 있는 미디어업체다. 라이는 지난 89년에 이붕 총리에게 천안문사태 유혈진압을 반대하는 공개서한을 보내 중국 지도층에게 미운털이박힌 경영인이다. 라이는 최근 홍콩 증권거래소의 관리위원회에 넥스트미디어의 상장신청을 냈다.
증권관리위원회는 오는 7월 중국반환을 앞둔 미묘한 시점에서 중국정부와 불편한 관계에 있는 라이의 특수성을 우려해 상장을 거부했다. 라이는 2월말께 중국의 눈치를 보는데 급급해 있는 홍콩의 현실을 개탄하는 기사를 게재하기 시작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홍콩의 경제적 지위와 중심지로서의 위상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는 논지였다.
이는 미디어업체들이 중국회사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보도하지 못하게 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특이할만한 것. 존 멀커히 W.I.카 증권부장은 『상장이 되더라도 넥스트가 이익을 볼 수 있을지도 의문』이며 『정치적 압력이라는 요인을 빼고도 투자자들이 중국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넥스트의 주식을 사려고 들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라이는 넥스트의 모든 미디어 매체를 이용, 중국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를 지속하는 정면승부를 벌일계획이다. 증권관계자들은 라이의 이러한 행동에 대해 『라이의 행동이 미국에게는 올바른 것으로 비칠줄 모르나, 중국에게는 매우 불쾌하게 비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라이는 이러한 주변의 얘기에도 아랑곳없이 일격을 준비하고 있다. 일명 「레드칩」에 대한 비판기사가 그 것. 레드칩은 자산의 대부분을 중국에 소유하고 있으면서, 활동은 홍콩에서 하고 있는 친중국 기업을 말한다.<최인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