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14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3차 민관일자리창출협의회'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보다 연 평균 400시간 이상을 더 일하는 한국이 과로공화국의 오명을 벗을 수 있는 해법은 근로시간 단축"이라며 경제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이희범 경총 회장은 "장시간 근로 및 휴일 근로 문제는 노사정 합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사항"이라며 "심지어 기업과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해당사자들 간의 접점을 찾는 게 우선이며 성급하게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도 "휴일 근로와 관련한 정부 방안에 대해 중소기업들 역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힘들어 하고 있다"며 "정책적 배려와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은 "급격한 정책의 전환에 따른 기업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근로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기업에 압력을 행사하는 정치권의 최근 행태는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장시간 근로 개선 방향을 놓고 부처 간 이견을 드러내 정부 입장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식경제부 등 경제부처 장관들은 지나치게 서두르면 기업에 인건비 부담을 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