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코스닥 중견기업부 이탈 가속

지난 달 2일이후 한 달만에 9개사 이동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A사 기업설명활동(IR) 담당자인 B씨는 한국거래소가 새로운 소속부제를 시행한 뒤 하나의 고민이 생겼다. 중견기업부란 꼬리표가 투자자들에게 나쁜 인상을 줄 것으로 우려돼 벤처기업부로 옮기기 위한 벤처인증을 새롭게 받아 하느냐를 심각하게 고려하게 된 것이다. 결국 그는 회사에 “이미지 제고를 위해 벤처인증을 다시 받아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후 A사는 벤처인증 획득 등 과정을 거쳐 중견기업부에서 벤처기업부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달 2일 새로운 소속부제를 도입한 후 벤처기업부행(行)을 택하는 코스닥시장 상장사가 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달 2일 이후 소속부제 변경을 공시한 코스닥시장 상장사는 12개사로 이 중 9개사가 중견기업부에서 벤처기업부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2월(1개사)과 3월(3개사), 4월(4개사)에 1~4개사가 벤처기업부로 옮긴 것을 감안할 때 새로운 소속부제 시행한지 단 한 달 만에 중견기업부를 벗어나 벤처기업부행을 택한 상장사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실제로 현대통신은 벤처 수시요건을 충족해 소속부를 벤처기업부로 변경한다고 7일 공시했다. 누리텔레콤과 한국전자인증도 3일과 지난 달 27일 벤처기업부로 자리를 옮겼다. 이외에 넥스지와 트레이스, 이미지스테크놀로지, 코콤 등이 벤처인증을 취득하는 등 과정을 거쳐 기존 중견기업부에서 벤처기업부로 이동한 바 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이 연이어 벤처기업부행을 택한 이유는 “우량도 벤처도 아닌 기업을 모아놓았다”는 중견기업부의 이미지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스닥=벤처’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가운데 중견기업부란 꼬리표로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감에 중견기업부로 분류된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이 벤처기업부로 잇따라 자리를 옮기고 있는 것이다. 한 코스닥시장 상장사 IR 담당자는 “코스닥지수 500선이 붕괴되는 등 코스닥시장에 때 아닌 한파가 불고 있는 가운데 어느 소속부에 지정됐느냐가 회사의 이미지는 물론 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때문에 여러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이 벤처기업부로 이동하느냐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협회 한 관계자는 “중견기업부로 분류된 기업은 우량이나 벤처기업부 소속 상장사와 달리 어중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코스닥시장이 침체된데다 중견기업부란 꼬리표까지 붙어 주가가 더욱 부진하다는 어려움을 토로하는 상장사가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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