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결핵등 '후진국형 질병' 급증

결핵환자 1993년이후 최다<br>"예방대책·접종등 소홀한 탓"

잘 살게 됐다고 방심한 탓일까. 결핵, A형간염, 유행성이하선염(볼거리) 등 이른바'후진국형 질병'환자가 최근 크게 늘고 있다. 6일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결핵환자 수는 3만5,845명에 달했다. 이는 4만5,925명을 기록한 1993년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을 먹었을 때 감염되는 A형간염 환자도 지난해 1만5,000명을 넘겨 10년 새 150배나 증가했다. 흔히 볼거리로 부르는 유행성이하선염 감염 건수도 지난해 6,399명으로 1980년 이후 가장 많았다. 결핵환자 증가세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달 1일까지 집계된 결핵환자수는 1만3,63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2명 많았고 2008년 동기보다는 2,742명이나 늘었다. 의료계는 결핵환자 증가 원인으로 정부 차원의 예방대책이 소홀한데다 시민들이 예방접종 을 게을리 한 탓으로 분석했다. 심태선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과거에는 정부에서 결핵을 뿌리 뽑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요즘은 이미 사라진 병으로 취급하는 분위기"라며 "우리 국민 중 3분의 1이 결핵균을 지니고 있는 만큼 예방치료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A형 간염 환자도 2000년 이후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1년 105명에 불과하던 환자 수가 2006년 2,081명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만5,231명에 달했다. 특히 위생환경이 좋지 않은 시절 유년기를 보낸 40~50대보다 위생여건이 크게 개선된 환경에서 자란 20~30대 환자의 비율이 높은 점이 시선을 끈다. 삼성서울병원 간암센터장 백승운 교수는"40~50대는 어릴 때 감염돼 체내에 항체가 생성됐지만 20~30대는 A형간염 항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어패류 등은 익혀 먹고 바이러스가 입을 통해 체내에 들어가지 않도록 손을 자주 씻기만 해도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행성이하선염은 단체생활을 하는 학생들을 파고 들고 있다. 지난해 감염환자수가 6,399명으로 1980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1960~1970년대 TV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머릿니에 시달리는 학생도 적지 않아 질병관리본부가 2007년 11월부터 2008년 3월까지 전국의 유아원 및 초등학교 학생 1만5,373명의 머릿니 감염실태를 조사한 결과 감염 비율이 4.1%에 달했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과장은"과거에 비해 머릿니 감염비율은 크게 떨어졌지만 아직까지 박멸된 것은 아니다"라며 "감염을 막으려면 청결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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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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