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산 저축은행 미술품 홍콩서 26억에 팔았다

예보, 9점 경매서 처분

정판즈‘트라우마’

장샤오강‘혈연시리즈’

"정판즈의 '트라우마', 630만홍콩달러에 낙찰됐습니다!"

3일 오전11시 홍콩 그랜드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 중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정판즈의 대작 '트라우마(2007년)'가 새로운 주인 품에 안겼다. 630만홍콩달러를 환산하면 약 9억1,500만원. '트라우마'는 570만홍콩달러에서 시작해 현장과 전화 경합 끝에 결국 유럽 컬렉터가 낙찰을 받았다.

지난해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로 유명세를 떨치던 작품이 유럽에 새 보금자리를 틀게 된 것이다.


'트라우마' 외에 장샤오강의 '혈연 시리즈'도 480만홍콩달러에서 시작, 540만홍콩달러(7억8,300만원)에 낙찰됐고 정판즈의 또 다른 작품 'Sky 여자초상'도 시작가보다 높은 350만홍콩달러의 낙찰가를 기록하며 대만 컬렉터의 품에 안겼다. 예금보험공사가 내놓은 작품 가운데 최고 경합을 이끌었던 작품은 줄리안 슈나벨의 '무제'였다. 이 작품은 추정가의 두 배를 웃도는 125만홍콩달러에 낙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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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매는 예보가 소유하거나 담보로 가진 미술품을 처음으로 해외 경매시장에 선보인 자리였다. 이날 예보는 부산 계열 저축은행 등 지난해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들이 보유하던 고가 미술품 91점 가운데 10점을 홍콩 경매시장에 내놓았는데 천리엔칭의 '선로의 여행길'을 제외한 9점을 팔았다. 낙찰 총액은 1,832만홍콩달러로 약 26억5,700만원이었다.

예보는 홍콩 경매시장이 중국 작가를 선호한다는 점에 착안, 홍콩 미술경매시장을 처음으로 노크했다. 특히 이날 선보인 작품들은 최근 외국 경매에서 보기 힘든 중국 대표작이 상당수 포함돼 국내는 물론 외국 미술계에서도 일찌감치부터 큰 관심을 보여왔다. 실제 홍콩 경매에 내놓은 작품들은 장샤오강ㆍ천리엔칭ㆍ정판즈ㆍ양샤오빈ㆍ펑정지에 등 내로라하는 중국 작가의 작품이 포함됐다.

홍콩 경매현장에 참석했던 엄태식 예보 특수자산부 팀장은 "굉장히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대체로 괜찮은 가격에 미술품을 팔았다고 본다"며 "미술품 낙찰금액은 5,000만원 이상 저축은행 예금자에게 파산배당금으로 지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보는 나머지 미술작품들도 차례로 경매시장에 선보이는 등 저축은행이 소유했던 미술품 수백점을 차례로 시장에 내다팔 계획이다.

이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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