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동쪽을 뜻하는 중동의 ‘레반트(Levant)’ 지역이 우리 기업의 새로운 수출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9일 KOTRA에 따르면 요르단, 시리아, 이라크, 레바논 등 중동 4개국을 아우르는 레반트 지역에서 최근 국내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가 급상승하며 TV 등 전자제품과 자동차 판매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4개국에 대한 올해 수출규모는 3년 전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어난 40억 달러에 육박할 전망이다.
지난해 국가별 수출액은 요르단 10억1,800만 달러, 시리아 9억6,000만 달러, 이라크 7억8,400만 달러, 레바논 1억9,100만 달러로 4개국을 모두 합할 경우 총 29억5,400만 달러에 이른다. 이 지역에서 지난 3년간 우리나라의 연평균 수출증가율은 평균 48.6%에 달한다.
레반트 지역에서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국산 제품은 고가의 LEDㆍLCD TV다. 실례로 요르단의 LED 및 LCD TV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은 60~7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경쟁상대였던 일본 제품은 높은 가격 대비 특별한 메리트가 없고 저가를 무기로 한 중국산과 터키산의 경우 품질과 기능면에서 현저히 뒤쳐지며 한국제품의 독주를 막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KOTRA측은 전했다. 특히 지난 4월 삼성전자가 현지 고소득층을 겨냥해 3D 입체 TV를 내놓은 데 이어 LG전자도 연내 출시를 계획하고 있어 당분간 한국 제품의 독주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산 자동차의 인기도 전자제품 못지 않다. 조기창 암만 KOTRA KBC 센터장은 “현대차가 암만 신차시장에서 약 20%의 점유율로 도요타와 닛산보다 앞서있다”며 “중고차시장 역시 한국차가 6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시리아 신차시장에도 한국차가 71.4%의 점유율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레바논 역시 한국차가 신차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한국차의 선전에 대해 조 센터장은 “한국차의 브랜드 이미지가 워낙 강한데다 경쟁국에 비해 애프터서비스가 우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레반트 시장을 공략하려는 우리 기업들의 움직임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우리 기업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나라는 현재 16개 기업이 진출해있는 요르단이다. 지난 2008년 LG전자가 요르단 암만에 레반트 법인을 설립한 이후 삼성전자, LG상사 등 주요기업들의 요르단 진출이 줄을 잇고 있다. 또 이라크에 발전소와 제철소 건설, 경비시스템 설치 등을 위해 5곳의 국내기업이 진출해있으며 레바논에는 한국전력, 시리아에는 LG전자가 각각 활동 중이다.
남기호 바그다드 KBC 센터장은 “레반트 지역 국가 중 이라크시장의 잠재력이 가장 크다”며 “이라크 정세가 안정되면 재건사업이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금부터 이라크시장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