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CEO&Story]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

"관절질환은 초기치료·재활관리가 중요<br>방문간호 서비스로 환자 불편 없앴죠"<br>환자 끝까지 책임지는 서비스 실천 국내 최대 관절 전문병원으로 성장<br>분원마다 비슷한 수준의 진료 보장 수술없이 치료한 의사에겐 인센티브<br>소년·소녀가장에 장학금도 지급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이 환자들과의 교감을 위해 주고받은 편지를 내보이고 있다. /사진제공=힘찬병원

힘찬병원 관절염연구소의 의료진들이 관절 X레이 사진을 보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힘찬병원

"환자에게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소신과 자신감을 갖고 환자 중심 서비스를 꾸준히 실천해 온 것이 병원 성장의 밑거름이 된 것 같습니다. 보다 효과적이고 새로운 치료법을 연구해 관절염 환자들의 고통을 하루빨리 덜어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번 진료한 환자를 가족처럼 돌보며 끝까지 책임지는 병원'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으려면 환자들과의 소통에도 게을리 하지 않아야겠죠." 국내 최대규모의 관절질환 전문 병원 네트워크인 힘찬병원을 이끌고 있는 이수찬(49ㆍ사진)대표원장은 의료계의 성공한 대표적 40대 젊은 CEO로 손꼽힌다. 힘찬병원은 지난 2002년 IMF 여파와 의약분업 이후 중소병원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던 시절에 인천 연수동에 제1병원을 개원한 후 2006년 목동에 제2병원, 이어 2008년 부평에 제3병원을 개원하면서 관절질환 전문병원으로서의 입지를 굳혀갔다. 2009년 말에는 제4병원인 강남힘찬병원과 제5병원인 강북힘찬병원을 연달아 개원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제6병원인 강서힘찬병원 개원으로 총 1,000여 병상, 직원 수 1,100 여 명, 의료진 100여 명에 이르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규모의 관절전문병원으로 성장했다. 올 상반기에는 제7병원인 은평점이 개원 예정이다. 2009년 통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관절수술의 10%가 넘는 연간 1만5,000여건의 관절수술이 힘찬병원에서 이뤄졌다. 즉 관절질환자 10명중 1명이 힘찬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셈이다. 힘찬병원이라는 이름은 '힘차다'라는 말의 첫 자와 '이수찬'이라는 이름의 끝 자를 따서 짓게 됐다. 전문 의료인의 손길로 건강하고 힘찬 관절을 되찾아 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형제 중 한 분이 의사였던 아버지의 뜻에 따라 의사의 길을 선택했죠. 처음에는 의사라는 직업이 적성에 맞지 않아 방황도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의사라는 직업이 나에게 천직인 것 같습니다. 한번 마음 먹으면 반드시 실행에 옮겨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뭐든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진료경험이 점점 늘어나면서 병원 진료도 '서비스'이고 환자도 '고객'임을 알게 되면서 내가 환자를 위해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를 '환자의 입장'에서 고민하게 됐죠. 동인천 길병원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길병원을 정형외과 전문병원으로 성공적으로 가꿔나가면서 관절ㆍ척추전문병원 개원에 대한 필요성과 자신감을 갖고 힘찬병원을 개원하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힘찬병원 성공의 원동력이 되었을까. 이 원장은 각 분원마다 비슷한 수준의 양질의 진료를 보장하고 '방문간호서비스'로 대표되는 환자 편익을 위한 친절과 감동서비스를 성공 요인으로 꼽는다. 8년만에 6개의 병원을 오픈한 힘찬병원의 확장속도는 어떻게 보면 1년에 수개씩의 분원을 내는 다른 네트워크 병원들에 비해 다소 늦은감이 있다. 하지만 이 원장은 앞으로 분원 확장속도를 더욱 늦출 생각이다. 모든 분원이 본원과 동일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의사와 직원 교육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하는 만큼 준비기간이 충분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병원이 환자를 찾아가야 하는 요즘 시대에 전문병원의 최고 경쟁력은 환자 가까이에 있어 환자가 찾아 가기 쉽고 이용하기 편한 접근성입니다. 게다가 관절질환은 조기치료와 수술 후 지속적인 재활점검관리가 중요한 질환인 만큼 거동이 불편한 노인환자가 조금이라도 편리하게 병원을 찾을 수 있으려면, 지역 거점 병원 확대가 꼭 필요하죠. 그렇다고 외형을 키우기 위한 무분별한 분원 늘리기는 오히려 진료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앞으로는 더욱더 신중히 분원을 늘려나갈 생각입니다" '방문간호서비스'로 대표되는 힘찬병원만의 환자 중심 의료 서비스는 다른 병원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큰 강점이다. 수술 후 병원에 정기검진 오기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가정으로 힘찬병원의 의료진이 직접 찾아가 재활 및 상태점검을 해 주는 서비스다. 방문간호서비스 전담팀은 현재 총 6팀(운전기사와 간호사가 1팀)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국방방곡곡 하루 평균 50여 명의 환자들을 만나고 있다. "전액 무료로 실시되고 있는 방문간호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인건비와 교통비, 의료구급물품비 등 1년에 수억 원대의 비용이 듭니다. 하지만 방문간호를 통해 환자들이 수술 후 궁금해 하는 점에 답변해 주고, 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재활방법 노하우도 알려 주며, 환자들의 심적인 안정감도 제공할 수 있는 이점이 커 앞으로도 계속 확대해 갈 예정입니다. 지금은 힘찬병원만의 대표 서비스로 자리매김했고, 이 서비스 때문에 힘찬병원을 찾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 원장은 대부분의 환자들의 병원에서 느끼는 가장 큰 불만이 '설명 부족'이라는 것을 깨닫고 친절한 병원이 되기 위한 각종 시스템을 마련했다. 그는 수술, 입원 환자와 보호자를 위해 수술 전후 2시간씩 질환 및 수술 전 준비사항, 수술과정 등에 대한 별도의 교육을 실천하도록 의무화 했다. 또한 의사 친절도를 관리하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20여명 직원을 두고 '통합콜센터'를 운영, 퇴원 환자들에게 1주일, 1개월, 6개월, 1년 단위로 전화해 상태를 체크하고 궁금증을 풀어주면서 병원과 담당 의사에 대한 느낌과 친절도를 체크하게끔 했다. 힘찬병원은 개원 10주년을 맞는 내년에 큰 변화를 맞는다. 처음으로 수도권외의 지역인 부산에 분원을 열며 명실상부한 전국 네트워크 병원으로 거듭나게 된다. 관절ㆍ척추전문병원들이 지나치게 수술위주의 치료를 하지 않느냐는 비판에 대해 그는 "수술하지 않고 환자를 잘 치료한 의사에게 오히려 인센티브를 주는 등 비수술 치료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 원장은 병원 전문 경영인과 관절 전문의라는 타이틀에 '인생을 살리는 무릎이야기'라는 에세이집의 저자라는 타이틀까지 추가했다. 지난 20년간 관절염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무릎에 얽힌 그들의 인생과 더불어 꼭 알아야 하는 의료정보를 환자의 눈높이에 맞춰 소개하고 있다. "의술 뿐만 아니라 저술로도 환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책을 쓰게 됐습니다." 이 원장은 어려운 환자에게 무료수술을 해주고 힘찬장학회를 운영하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년, 소녀 가장들에게 장학금을 매년 수여하는 등 활발한 사회공헌사업을 통한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사회공헌사업은 '평생 번 돈을 좋은 일에 다 쓰고 가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받고 시작하게 됐는데, 계속 해 오다 보니 '나눔'도 중독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통증과 거동불편으로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해 받고 있는 관절질환 환자들이 경제적 상황에 관계 없이 병을 딛고 일어나 활기찬 삶을 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한달에 100여통 직접 쓰면서 세상을 보는 눈도 달라졌어요"
■편지 쓰는 의사 이수찬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의 집무실 한 켠에는 정성어린 꽃 포장 편지부터 먼 시골의 한 촌로가 보내온 맞춤법 틀린 색 바랜 편지까지, 환자들이 보내 온 편지들이 책장에 가지런히 보관돼 있다. 세월의 깊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이 편지들은 모두 이 원장이 환자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보내고 답장으로 받은 것이다. 이 원장이 처음 환자들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한 건 지난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학회나 휴가로 인해 진료를 쉬면 환자들이 헛걸음을 할까 우려돼 일종의 공지 형식으로 쓴 것이 계기였다. 본인이 언제부터 언제까지 휴진이니 참고하라는 내용이 전부였는데, 반응은 뜨거웠다.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일에 환자들이 감동하는 것을 깨달은 그는 1달에 1번이라도 정기적으로 편지를 쓰자고 다짐했다. 이렇게 쓰기 시작한 편지는 처음에는 한 달에 5~10통 정도였지만 얼마 되지 않아 20~30통으로 순식간에 불어났다. 3~4년이 지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현재도 오래 전부터 편지를 주고 받으며 지낸 분들에겐 직접 편지를 보내고 있다. 이렇게 직접 쓰는 편지는 한 달에 약 100여 통 정도. 지난해까지 쓴 편지를 대략 헤아려보면 총 1만3,000통이 넘는다. 지금까지 받은 답장만 해도 500페이지 분량의 책으로 7권 정도다. 보낸 것에 비하면 많은 수는 아니지만, 편지를 받는 대상이 노인들 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적은 수도 아니다. 글을 몰라 읽지도 쓰지도 못하지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편지의 내용을 전해 듣고 답장을 써서 보내시는 할머니, 이원장의 편지를 받을 때마다 벽에다 붙여놓고 매일매일 다시 읽는다는 할머니, 꽃바구니처럼 편지를 바구니에 모으신다는 할머니 사연 등 이 원장이 받은 편지에는 훈훈한 감동이 뒤따른다. 환자의 자녀들이 편지를 보내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국내에 있는 자녀들의 감사편지는 기본이고, 멀리 해외에서도 부모의 무릎 수술을 잘 해줘서 고맙다는 영문편지까지 '대신 감사를 전한다'며 편지를 보내 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원장은 "환자들과 주고받은 편지가 힘찬병원의 현재를 있게 한 밑거름"이라며 "환자와 의사간의 관계를 떠나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으며 편지의 내용을 고민하는 과정이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돼 더욱 재미를 느낀다"고 말한다. 이 원장 본인의 얘기를 소소하게 털어놓는 과정에서 본인 스스로 반성이 되기도 하고, 기쁜 일을 쓸 때는 기쁘고, 어려운 얘기를 할 때면 슬픈 마음이 드는 것이 결국은 본인만족과도 연관된 일이라고 털어놓는다. 이 원장은 "의사생활을 지속하는 한 환자에게 편지 쓰는 일은 계속할 생각"이라며 "3월에는 훈훈한 봄 소식을 듬뿍 담은 편지를 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절염 연구소' 실적 국내외서 인정
"반드시 완치 된다" 확신 갖고 개소… 외국서 공동연구 제안 늘어 과거에는 관절염을 '나이 들면 으레 걸리는 병'으로 평생 몸에 달고 살아야 하는 질환으로 인식했다. 최근에는 관절내시경, 내비게이션시스템 등 첨단 의료장비의 도입과 최소절개술, 변형교정술, 연골이식술 등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치료 가능한 질환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관절염은 완치할 수 있다'라는 확신을 갖고 2007년 목동힘찬병원 내 관절염 연구소를 개소했다. 관절염을 완치하기 위해서는 보다 효과적인 신 치료기술이 필요한데, 이는 꾸준한 연구와 임상경험이 있어야만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관절염 연구소는 관절염에 대한 기초연구는 물론 인공관절, 관절내시경 등 보다 효과적인 치료기전을 연구하고 있다. 어깨, 족부, 소아관절 등 특화된 영역의 관절염에 대한 임상연구도 발 빠르게 시행하고 있다. 관절염에 대한 예방 및 치료, 재활 등 전 분야에 걸쳐 환자 데이터를 통해 임상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연구업무를 수행하며 논문을 통해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구성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개소 2년 만에 연구소는 SCI급 학술지에 18편의 논문을 게재한 것을 포함, 국제적으로 논문 33편을 발표하면서 국내외에서 활발한 연구실적을 인정받았다. 현재는 매년 국제학술지에 7~8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제41차 미국 동부정형외과학회 학술논문상과 아시아 태평양 정형외과학회 학술논문상을 수상했으며 해외 다수 정형외과 학술대회에서 9편의 논문 주제를 발표했다. 또 정광암 연구소장은 미국 토머스제퍼슨의대 '로스만연구소'에서 지난 1년간 현지 연수를 통해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이 원장은 "해외 학회에 실린 힘찬병원 관절염연구소의 논문을 보고 외국에서 연락이 오거나 공동연구 제안을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관절염 연구소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연구성과를 발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발전된 신치료법 개발로 관절염 환자들이 좀 더 빨리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는 것이 연구소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힘찬병원이 관절 전문병원의 성공 모델로 인식되면서 병원의 경영노하우와 최신 수술기법을 배우려는 해외 의료진들의 발길도 끊이질 않고 있다. 2008년부터 매년 미국,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등지의 의사 30~50여명이 수술 참관 및 경영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힘찬병원을 방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절염 연구소는 아시아태평양지역 병원 관절센터의 의사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 관절 분야 신기술과 치료성과를 공유하는 국제 네트워크를 구축해 놓았다.
이수찬 원장은
▦1962년 부산 ▦1987년 부산대 의과대학 졸업 ▦1994년 한양대 의과대학 대학원 박사 ▦1999년 가천의대 정형외과 과장 ▦2002년 동인천 길병원 병원장 ▦2002년~현재 힘찬병원 대표원장 ▦ 2008년~현재 상원의료재단 이사장 ▦2010년~현재 가천의대 정형외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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