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우리금융 재매각 스타트] 하나금융 "외환은행부터 해결하자"

론스타측과 계약 연장 담판… '양다리' 현실적으로 어려워

우리금융과 산은금융 간 인수합병(M&A)이 급부상하면서 가장 애를 태우는 경쟁사는 하나금융그룹이다. 지난해 하반기 우리금융 M&A를 포기하고 외환은행 인수로 방향을 급선회하면서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탓이다. 하나금융은 금융위원회의 기약 없는 늑장 행정으로 외환은행 인수계약마저 깨어질 위기에 처해 있다. 따라서 데드라인인 오는 24일 이후 다시 최소한 3~6개월 이상 계약을 연장하기 위해 외환은행 최대주주인 론스타 측과 담판을 지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금융 M&A판을 기웃거리며 양다리를 걸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가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해주겠다는 것인지 말겠다는 것인지 입장을 분명히 하지 않아 우리도 (계약 포기 여부를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론스타 측과의 계약연장이 최우선 사안"이라고 전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준비한 자금은 5조원대. 이것만으로는 7조~8조원대에 이르는 예보의 우리금융 지분을 모두 인수하기는 어렵다. 다만 최소입찰 규모가 30%로 줄어든다면 하나금융도 덤벼볼 만한 규모다. 실제로 하나금융은 지난해 8월까지 우리금융 M&A를 준비했다. 당시 정부의 갈팡질팡하는 모습에 무기한 민영화 연기 가능성이 점쳐지자 외환은행 인수로 방향을 틀었을 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금융위가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핑계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심사를 무기한 연기했다. 하나금융으로서는 금융위가 계속 '다 된 밥 재를 뿌린다'고 원망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심지어 금융권에서는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이 MB(이명박 대통령)의 친구가 맞기는 하느냐"며 동정론이 쏟아질 정도다. 물론 하나금융이 우리금융 M&A로 회군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두 가지가 선행돼야 한다. 우선 론스타 측과의 계약연장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확신이 서야 한다. 두 번째로는 유상증자를 통한 외환은행 인수자금 마련에 십시일반으로 참여한 32곳의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의 동의를 얻는 것이다. 금융권은 전자도 후자도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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