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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부진 탓에 재고 쌓이자 고육책

중저가 남성복 패션업체 파크랜드가 판매부진 등으로 지난 3월 한달 간 휴업을 실시했다. 사진은 부산 금정구 서동에 위치한 파크랜드 본사 및 공장 전경.

“주기적으로 이렇게 휴업을 반복하니 걱정이 큰 게 사실입니다.”

2일 오전 부산시 금정구 서동에 위치한 파크랜드 본사 공장 인근. 이 곳에서 만난 이 회사의 한 직원은 “한달 만에 출근하는 길이라 반가운 마음”이라면서도 표정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았다.


한때 국내 중저가 남성복 패션 브랜드를 주름잡았던 ‘파크랜드’가 한 달간 ‘휴업’을 실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판매부진 탓에 재고가 쌓이자 이를 소진하기 위해 고육지책을 내놓은 것이다.

특히 파크랜드는 올 초 국내 톱 연예인으로 전속모델을 교체하고 대대적인 판촉에 나선지 불과 두 달여 만에 공장가동을 중단, 관련 업계에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파크랜드는 지난 3월 5일부터 31일까지 약 한달 간 부산 서동 본사 공장에 대해 휴업을 실시했다. 서동 공장은 신사복을 만드는 파크랜드의 주력 공장으로 약 30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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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랜드의 휴업 실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 2003년과 2006년, 2008년에도 각각 한달 가량씩 휴업을 실시해 이번이 네 번째이다. 대부분 판매 부진 등으로 휴업을 실시하면서 제고 소진과 인건비 절감 등을 통해 경영난을 타개해 온 셈이다.

파크랜드는 앞서 지난 1월경 전속모델을 교체하면서 막대한 홍보 마켓팅 비용을 쏟아 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 달여 만에 휴업을 실시하게 된 상황이다. 지난 1973년 창립한 파크랜드는 중저가 패션시장을 선도하며 현재도 직영 공장에서 제품을 직접 생산하고 단일 브랜드로는 최다인 560여개의 국내 판매망을 통해 소비자에게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파크랜드는 그러나 지난 5년간 매출이 연 3,000억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때 대한민국 단일 브랜드 매출 1위의 패션 기업이라는 평가가 무색할 정도다. 특히 엇비슷한 시기에 출범한 부산 연고 패션기업인 세정(인디언)과 형지(크로커다일) 등과 비교하면 매출 규모에서 크게 뒤 떨어진다. 세정은‘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할 만큼 이미 경쟁상대가 되지 못하고, 후발 주자였던 형지도 해마다 30%이상 성장을 보이며 지난해 매출 6,000억원대를 돌파했다.

파크랜드가 부산을 대표하는 향토기업이면서도 성장에 한계를 드러내는 것에 대해 여러 가지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중저가 기조가 최근의 패션 트렌드를 따라 가지 못한다거나 성공한 론칭 브랜드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 등이 지적되고 있다. 여기다 일찍이 수출 중심의 사업구도에서 탈피, 내수 사업에 주력해온 점도 원인이 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의 경제계에서는 파크랜드의 이 같은 ‘고전’에 적잖은 우려의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역경제계의 한 인사는 “관련 업계를 대표하는 지역의 향토기업들이 동반 성장하는 것이 업계 전체가 롱런 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 파크랜드 관계자는 “과잉 생산으로 인한 판매 부진 및 제고해소를 위해 휴업한 것은 맞다”며 “현재 매출 규모는 최근의 국내 패션 시장 규모로 볼 때 적정한 것이고, 회사 상황도 결코 어려운 상태가 아니다”고 밝혔다.


곽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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