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자원 金脈 현장을 가다] <1> 한전 中 네이멍구 풍력발전소

벌판서 꽃핀 녹색혁명 꿈…에너지영토 만리장성까지 뻗다<br>연평균 초속9.8m 칼바람에 면적 1200만㎡ 최적 입지<br>6년전 中과 합작법인 설립 국내 풍력발전량 10배 생산<br>2015년부턴 투자비도 회수

한국전력이 중국 네이멍구 츠펑시에서 운영하는 대규모 풍력발전소. 한전은 현재 중국에서 현지기업과의 합작법인을 세워 한국 내 풍력발전량의 10배에 달하는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전력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 북쪽으로 500㎞ 떨어진 네이멍구 자치구의 츠펑(赤峰)시. 이곳에서 다시 120㎞를 차로 달리자 몽골 구릉형태의 드넓은 벌판이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해 12월21일 인구 460만명에 달하는 츠펑시 전력의 30%를 생산하는 동산 풍력발전소 현장. 높이 70m, 날개길이 40m에 이르는 거대한 풍력발전기 158대가 소음을 내며 거센 바람 속에서 연신 전기를 생산해냈다. 드넓은 평원에 수 없이 꽂아놓은 발전 타워는 그야말로 '풍력발전기의 숲'을 이뤘다.

동산발전소는 한국전력과 중국 내 2위 발전회사인 대당전력그룹의 자회사 대당신재생에너지(大唐新能源有限公司)가 합자해 전력을 생산하는 곳이다. 이날 이곳에서는 현장 온도계가 영하 19도를 가리키고 바람은 초속 20m를 넘나드는 그야말로 '북풍한설(北風寒雪)' 칼바람의 위력이 그대로 드러났다. 한국과 중국의 대표 발전회사가 왜 이곳에 풍력발전단지를 만들었는지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먼저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양멍(楊猛) 동산발전소 발전과장은 "2011년 하반기 들어 한동안 바람이 좋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다시 바람이 좋아져 갈수록 발전량이 호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연평균 바람세기가 초속 9.8m에 이르고 면적도 1,200만㎡에 달하는 넓은 부지를 갖춰 풍력발전소로는 중국 내에서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으로 꼽힌다.

이날만 하더라도 심지어 일부 발전기의 순간 바람세기가 초속 33m에 달하면서 안전을 위해 발전을 수십분간 멈춰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만큼 바람이 좋다는 이야기다.

지난 2006년 한전과 대당공사가 풍력발전을 시작하기 전 이곳은 황량한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녹색혁명의 현장으로 탈바꿈했다. 츠펑시는 기원전 3,500년 신석기 문명인 홍산문화가 위치한 곳으로 고조선을 비롯한 한반도 고대문화의 기반이 됐을 가능성이 있는 문명의 발상지로도 유명하다.

한전과 대당신재생에너지는 현재 츠펑시의 동산발전소와 새한패발전소ㆍ파력극발전소 등을 비롯해 랴오닝성 짜오양시에서 모두 538기의 풍력발전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설비용량만도 72만7,000kW에 달한다.


하지만 현재 건설 중이거나 건설승인을 요청 중인 발전기도 330기에 달해 머지않아 모두 870여기의 풍력발전기를 통해 121만6,000kW의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다. 한전은 아울러 간쑤성에서도 9만8,000kW의 풍력사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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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20년간 풍력발전 사업을 운영하게 된다. 한전은 지금까지 중국 내 풍력사업을 위해 대당과의 합작법인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 4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전은 중국 내 풍력사업 확장으로 앞으로 1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따라서 한전의 보유지분 40%를 감안하면 현재 한전이 중국에서 풍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발전량이 지난해 한국 내 전체 풍력발전(3만7,000kW)의 10배에 가까운 셈이다.

한전은 현재 전세계 18개국에 진출해 38개의 발전 및 자원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한 발전사업을 하는 곳은 중국이 유일하다.

특히 츠펑시의 경우 풍력발전 입지조건이 우수해 한전은 올해만도 7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이와 별개로 한전은 중국 산시성에도 6,100억원을 투자해 현재 화력발전소 11개소를 운영하고 있고 7곳의 탄광개발 사업도 진행하는 등 중국 내에서 발전과 자원개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문철 한국전력 중국지사장은 "중국 내 풍력발전은 매출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어 오는 2015년부터는 단계별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며 "중국의 풍력사업은 직접적인 발전수익성뿐 아니라 향후 탄소배출권 확보와도 연계돼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문 지사장은 츠펑시의 풍력발전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랑스러운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동산발전소 건설을 위해 현지에 장기 체류하며 츠펑시 당국으로부터 '거주외국인 1호' 승인을 받은 것.

서문 지사장은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츠펑시는 외국인이 거의 없을 정도로 외진 곳이었다"며 "최근 들어 풍력발전 활성화를 비롯해 외국 에너지 기업들의 진입이 잦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츠펑시는 서문 지사장을 명예시민으로 위촉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한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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