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2010 한국건축문화大賞/사회공공부문 대상] "건폐율이 용적률보다 높네" 이색적

도시축전기념관

도시축전기념관의 내부 동선은 어지러울 정도다. 오르고 내리고 건너고 돌고 들어가고 나가다 보면 보는 것 못지 않게 걷는 것이 얼마나 유쾌한 경험인지 깨닫게 된다.

내부벽체는 필요에 따라 떼어내거나 붙여서 변화를 꾀할 수 있다. 건물 내부 계단 옆으로 비스듬히 서있는 벽체.

시공자 정동화 포스코건설 사장

'건폐율이 용적률보다 높네.' 송도 도시축전기념관은 내ㆍ외관의 구조적 아름다움 뿐 아니라 여러 면에서 다양한 화제를 불러 모은 작품이다. 우선 이 건물의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연면적의 비율)은 16.97%로 건폐율(대지면적 대비 건축면적의 비율)25.68%보다 낮다. 건물의 연면적이 바닥면적보다도 적다는 뜻이다. 언뜻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다. 이유는 접시를 뒤집어 놓은 것처럼 생긴 건물의 구조상 바닥면적이 작아 연면적도 크게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용적률을 법정 상한까지 끌어 올려 공간 활용을 최대화하는 기존 건축의 상식을 다시 한 번 뒤집은 셈이다. 고정관념을 깬 설계로 한국 건축계에 드문 작품이 탄생했다는 게 건축 전문가들의 평가다. 다만 아래에서부터 위로 올라갈수록 구조가 커지는 설계 때문에 시공상의 어려움도 뒤따랐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은 이러한 모양새를 두고 '역쉘(易 shell)'구조라는 이름을 붙였다. 역쉘구조로 지어진 건축물은 세계에서도 유사한 예를 찾기 힘들다는 게 포스코건설의 설명이다. 포스코건설은 이 구조를 구현하기 위해 벽체들이 서로 맞물려 지탱하는 '철근트러스월 공법'과 기둥이 없이 건물이 스스로 지탱할 수 있도록 벽안에 철선을 심어 넣는 '포스트텐션 공법'을 사용했다. 설계 자체에도 첨단 기술이 동원됐다. 이 작품의 유려한 곡선을 설계하기 위해 비행기를 만들 때나 쓰이는 '카티아(catia)'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사용됐다. 예를 들어 외부 곡면부의 한 지점을 손가락으로 짚으면 마치 수학 함수처럼 해당 부분에 대한 기하학적 수식이 나올 정도라는 게 설계자인 유걸 아이아크건축사사무소 대표의 설명이다. 이러한 공학적 완벽함 없이는 무주(無柱ㆍ기둥이 없음)공법으로 지어진 작품의 특성상 하중을 지탱해내는 구조를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포스코건설 역시 시공 단계에서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비슷하게 생긴 건물이 단 한 개도 없는 송도에서도 눈에 띄는 건물이고 시공 과정이 힘들어 현장 관계자들이 모두 긴장을 많이 했다"며 "다양한 신공법을 적용해 건축 트렌드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인터뷰- 시공자 정동화 포스코건설 사장
"세계 최초로 시도된 역쉘구조 건물" 포스코건설은 송도국제도시 개발과 뗄래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 2001년 송도개발사업 참여를 제안 받았을 때부터 투자자이자 시공사로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5월에는 아예 사옥을 서울에서 송도로 옮기기도 했다. 사실상 송도개발사업 성공을 위해 회사가 올인 했다는 의미다. 정동화 포스코건설 사장은 "세계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역쉘구조'의 건물인데다 외부 모습도 창의적 구조로 구성돼 포스코건설이 지향하는 도전정신과 부합하는 작품"이었다며 "국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큰 상을 수상해 대단히 기쁘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도시축전기념관 외에도 송도에서 랜드마크가 될 만한 건물을 잇따라 시공했다. 오는 11월 입주예정인 '송도더샵센트럴파크'는 한국 전통의 바구니와 파도를 모티브로 한 물결형태의 외관을 선보이고 있으며 국제컨벤션센터인 '송도컨벤시아'는 태백산맥의 능선을 형상화한 독특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정동화 사장은 "오는 11월 G20 정상회의가 시작되는데 포스코건설이 송도에 지은 건물들이 한국을 찾는 외국인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세계 건축계는 디자인은 물론 친환경기술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그 흐름이 넘어가고 있다"며 "포스코건설 역시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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