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민노총 정치투쟁 일색 단위노조에 도움안돼"

탈퇴투표 앞둔 인천 지하철 노조 이성희 위원장

“상급 단체인 민주노총이 단위 노조에 해준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탈퇴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오는 9~10일 민주노총 탈퇴 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혀 노동계의 주목을 끌고 있는 이성희(40·사진) 인천지하철노조 위원장은 5일 “그동안 몇번의 파업을 통해 해고자가 많이 생겼지만 민주노총은 이런 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기보다는 정치 투쟁에만 주력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2006년 한해 동안 민주노총에서 온 문서를 통계내봤더니 파업 관련은 8개 뿐이고 나머지 109개가 정치 집회 등에 참석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며 “민주노총에 가입해 있는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다 최근의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결정적으로 조합비를 내지 않았다고 해서 투표권을 박탈하는 것을 보고 탈퇴 문제를 고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돈 문제로 자격을 정지시키는 조치를 취한 것은 민주노총이 그토록 싫어하는 자본의 속성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번 투표는 2003년 민주노총 가입 이후 제기된 많은 문제를 평가하는 자리”라며 “갑작스러운 것도, 독단적인 결정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민주노총의 역할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답은 5.6%에 불과했고 나머지 90% 이상이 부정적 아니면 그저 그렇다는 대답이었다는 것. 그는 “정치 투쟁도 필요하겠지만 그쪽에 올인하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 때문에 인천지하철노조는 이번 투표에서 정치위원회 조직 폐지 여부도 묻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요즘 경제위기로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임금 동결 또는 노사화합선언 추세로 가는 것 같다”며 “아직 결정은 하지 않았지만 이 같은 사회 분위기를 감안해 임단협 방향을 설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천지하철노조는 2003년 민주노총 가입 이후 이듬해까지 2년 연속 철도 파업에 동참하는 등 강성 노조로 손꼽히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