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전자 라이벌 수장의 덕담

“우리 큰일 났습니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지난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08’의 삼성전자 전시장을 찾아 동행한 임원들에게 이렇게 한마디를 던졌다. 요리법이나 요가 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를 내장한 삼성의 LCD TV가 첨단기술과 고객 요구를 제대로 결합시켰다며 한껏 치켜세우며 나온 말이다. 남 부회장은 이날 강신익 디지털디스플레이사업부장 등과 함께 삼성 부스에서 직접 고글을 쓰고 3D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는 PDP TV를 시연할 정도로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기자들에게 “삼성전자가 전시장을 아주 잘 꾸몄다”면서 “AM OLED TV 상용화 시점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 같다”고 밝혔다. 강 부사장 역시 “전체적으로 둘러봐도 삼성과 LG 외에는 TV 디자인은 별로 볼 게 없다”며 “올해에도 한국 전자업체가 세계 TV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올해 CES 행사장에서는 글로벌 전자업계의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최고경영진이 덕담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양사가 때로는 감정싸움까지 벌일 정도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기는 하지만 치열한 경쟁이야말로 최고의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종우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DM)총괄사장도 LG전자 부스를 찾아 제품을 둘러본 뒤 “디자인이 정말 좋은 제품이 많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 기업들끼리 서로 경쟁하더라도 필요할 때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나름의 소감을 밝혔다. LG 전시장을 둘러본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사장은 “굉장히 좋은 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어 인상적이었다”며 “제품에 감성적인 요소가 많이 작용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흔히들 외국에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고 한다. 그만큼 국내에서는 고국과 동포의 소중함을 잊고 지낸다는 얘기인데 올해에는 이역만리에서의 칭찬과 격려가 부디 실천으로 이어져 ‘아름다운 동행’으로 지속되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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