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차 삼성동시대 열다] MK의 통큰 결단… 초고층 빌딩+생활+문화 '서울 랜드마크'로

뚝섬부지 무산 딛고 신사옥건설 8년 숙원 풀어

고용 창출 등 경제효과만 연 1조3000억 기대

개발자금은 30개 계열사가 순차적으로 분담

정몽구 현대차 회장

현대차그룹이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 낙찰자로 선정된 18일 직원들이 양재동 사옥 로비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은 한전 부지에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폭스바겐 본사처럼 오피스타워와 자동차테마파크 호텔 컨벤션 쇼핑센터 등 부대시설을 갖춘 자동차타운 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사진=폭스바겐코리아

'8년 숙원이 이룬 절실한 결정이었다'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한전 부지 낙찰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정몽구(사진) 현대차 회장은 늘 세계 완성차 5위 업체의 위상에 걸맞은 번듯한 신사옥을 짓는 게 꿈이었다. 하지만 이 꿈이 이뤄지기까지는 8년이 걸렸다. 지난 2006년 뚝섬 부지 개발을 통해 110층의 초고층사옥 건립을 추진했지만 도심과 부심이 아니면 초고층빌딩이 안 된다는 서울시의 방침에 이 계획을 접어야만 했다.

현대차는 이번에 한전 부지를 손에 넣게 되면서 뚝섬 부지 무산의 한을 풀게 됐다. 현대차의 한 고위관계자는 "최고위층의 지시로 한전 부지 입찰을 검토하기 시작했으며 당초 예측보다 높게 가격을 써낸 것은 그만큼 절실한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초고층빌딩·생활·문화 합친 서울의 랜드마크로=현대차는 한전 부지를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로 세운다는 방침을 세웠다. 구체적인 구상을 들여다보면 한전 부지에 30개 계열사가 입주할 업무용 초고층빌딩과 호텔, 대규모 회의가 가능한 컨벤션센터, 한류 체험장과 공연장 등이 들어선다. 아울러 자동차박물관과 전시장 체험관을 포함한 자동차 테마파크와 백화점·쇼핑시설도 입주한다.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복합시설을 세우겠다는 야심이다. 이는 서울시가 COEX와 잠실운동장 일대를 국제교류복합지역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한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폭스바겐의 아우토슈타트나 독일 뮌헨시의 BMW 본사, 미국 디트로이트시에 위치한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해당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면서 브랜드 가치 제고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며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서 GBC 건립을 통해 그룹사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확보하면서 문화와 생활·컨벤션 기능을 아우르는 랜드마크를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새로 지어지는 초고층빌딩(통합사옥)에는 서울에 있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30개가 입주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양재동 사옥은 자동차연구센터로 탈바꿈시키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서울에 있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는 30개사에 임직원은 1만8,000명에 달하지만 양재사옥에는 5개사(5,000명 안팎)만 입주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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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효과만 연 1조3,000억원에 달한다"=현대차의 GBC가 건설되면 상당한 경제효과가 예상된다. 당장 시설 건설과정에서만 적지 않은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호텔과 쇼핑시설 등이 새로 생기는 데 따른 일자리 창출과 주변 지역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단순비교는 힘들지만 제2 롯데월드 공사현장에는 하루 평균 7,500여명의 근로자가 투입되고 전체 시설 완공 후에도 상시 고용인구가 2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게 롯데그룹 측의 설명이다.

현대차 측은 컨벤션을 중심으로 한 경제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가 대리점과 딜러 초청 및 고객·언론 등을 상대로 해외에서 진행한 행사는 총 270여회이며 참석인원만도 2만8,000명이 넘는다. 기아차도 2만명을 웃돈다. 이들 행사 중 상당수는 현대차 본사가 한국에 있음에도 숙박이나 컨벤션·쇼핑이 한 번에 이뤄질 수 있는 곳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현대차 측의 전언이다.

현대차는 이 같은 행사를 GBC에서 진행해 한전 부지 개발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여기에 추가로 해외 행사를 유치하면 오는 2020년에는 연간 10만명 이상의 외국인을 국내로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연간 1조3,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수 있다는 게 현대차의 추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행사에 참석하는 해외 인사는 고소득 오피니언 리더"라며 "10만명이 우리나라에서 지출하는 금액은 연간 수천억원대에 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2년께 GBC 완공…개발자금은 계열사 분담=현대차그룹은 10%의 계약보증금을 뺀 인수대금을 계약일로부터 1년 안에 3회에 나눠 내면 된다. 낙찰을 받은 대상은 현대차와 기아차·현대모비스다. 올 상반기 말 기준 현대차 17조6,000억원, 기아차 5조7,000억원, 현대모비스가 6조1,000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갖고 있어 낙찰금액 납부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추후 개발비용은 30개 계열사가 순차적으로 부담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가 한전 부지를 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상업지역으로 바꿨을 때의 감정평가 차액의 40%를 서울시에 기부채납해야 하는데 이 돈과 인근 지역개발 및 GBC 건립비용을 더하면 7조원 이상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부지 매입 후 각종 인허가 절차를 거치면 개발기간은 8~10년 정도 걸려 이르면 2022년께 완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현대차의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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