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기업공개(IPO)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대한생명보험의 공모주 청약에 무려 4조원 이상의 자금이 몰렸다. 이는 올 들어 최대 규모로 앞으로 삼성생명 등 대기업들의 상장을 위한 공모도 순탄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대우증권에 따르면 이날까지 진행한 대한생명의 일반인 대상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23.6대1로 집계됐다. 청약증거금만 무려 4조2,199억원(증거금율 50%)에 달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공모규모는 전체의 20%인 4,343만주(3,561억원)로 공모가는 8,200원이다. 4조원이 넘는 청약증거금은 지난 2007년 6월 삼성카드(5조9,000억원)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대한생명의 공모주 청약에 이처럼 많은 돈이 몰린 것은 올 들어 저금리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량 대기업에 대한 공모주 투자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대한생명의 공모가가 예상보다 낮아진 것도 청약 경쟁률을 높인 원인으로 꼽혔다. 대한생명은 당초 9,000~1만1000원의 공모가를 희망했지만 공모 물량의 49%이 배정된 외국인 투자자들의 요구로 공모가를 크게 낮췄다. 박재홍 대우증권 IPO부장은 “상장 후 예상되는 적정 기업가치에 비해 공모할인율이 높게 적용됐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모가가 낮게 산정된 만큼 대한생명은 상장 이후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낮은 공모가로 밸류에이션이 높아졌기 때문에 투자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