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단기금리의 대표적 지표인 하루짜리 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가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로 미국의 금리 역시 사실상 마이너스에 접어드는 등 전세계가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 본격 진입했다. 특히 우리나라도 실질 이자소득을 기준으로 보면 이미 지난 3월을 전후해 마이너스 금리로 접어든 상태다.★관련기사 3ㆍ10면
일본 중앙 은행인 일본은행(BOJ)은 25일 하루짜리 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가 마이너스 0.00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금융기관끼리 자금을 융통하는 콜 시장에서 하루짜리 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는 그 동안 0.002% 선에서 움직여 왔으며 지난 9일과 10일에는 0.000%까지 떨어졌지만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마이너스 금리 거래는 대출해 주는 측에서 금리를 지불하는 것으로 외국계 은행들의 경우 넘쳐 나는 자금을 다른 외국계 은행에 맡기고 있는데, 이때 지불하는 금리는 수수료나 보관료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의 단기 금융시장에서는 BOJ의 대량자금 공급으로 제로금리 이상의 거래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 외국 은행간에는 지난 1월 이후 마이너스 금리로 거래를 해오고 있다.
미국도 이날 FRB가 0.25%포인트 금리를 인하 함으로서 실질금리는 사실상 마이너스 시대로 접어 들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기준 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는 1.0%로 45년 만에 최저 수준인 가운데 은행간 거래 금리인 오버 나이트는 1.01~1.03%, 양도성정기예금(CD) 금리는 1.22%선에서 형성되고 있어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 1.5%(연율 기준)를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사실상 마이너스 상태나 다름없다.
이 달 초 기준금리를 2.5%에서 2.0%로 크게 떨어뜨린 유로권 역시 실질금리가 제로금리에 육박, 조만간 마이너스에 진입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 유로권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연율 기준)는 1.9%로 기준금리에 육박하고 있으며,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조만간 금리인하를 추가로 단행할 것으로 보여 실질금리의 마이너스권 진입 가능성은 높다.
한편 국내의 경우도 은행들의 저축성 수신 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가 지난 3월 기준, 4.3%로 이자소득세ㆍ주민세(합계 16.5%)와 3%대 중반의 올해 예상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저축을 해봐야 오히려 손해가 발생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특히 저축성 수신 평균 금리는 지난달 4.22%로 더 떨어졌고, 하반기 콜 금리가 한번 더 인하될 경우 4%선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정구영,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