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日 정국불안에 외국인 매도 가속

日 정국불안에 외국인 매도 가속 자민당간사장 사임소식 결정타-엔화 112엔대 추락 일본의 정치ㆍ경제에 대한 불안이 갈수록 고조되는 가운데 엔화 가치가 올들어 처음으로 달러당 112엔대로 추락했다. 일본 경기회복에 대한 해외 투자가들의 기대는 날로 흐려지는데다, 집권당이 심상치 않게 술렁이자 외국인들의 엔화 매도가 가속화하고 있는 것. 지난 1일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엔화 가치가 한때 달러당 102.05엔까지 떨어져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해외 외환딜러들 사이에서는 엔화가 115엔대로 곤두박질칠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실정이다. 이날 엔화 폭락의 결정타를 날린 요인은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 간사장의 사임 소식이었다. 얼마전 모리 요시로(森喜朗) 총리에 대한 불신임을 둘러싼 자민당 내분 움직임이 가라앉은지 얼마 되지않아 당의 중추역할이 돌연 사임을 발표하자, 투자가들 사이에 현 정국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된 것이다. 게다가 지난 1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동기비 0.9% 하락이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보이고 실업률은 4.7%의 높은 수준에 머물면서, 가뜩이나 일본 경제의 앞날을 불안해 하던 투자가들의 실망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들어 일부 대기업들의 경영 악화에 따른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엔화 폭락세를 부추기는 것으로 지적된다. 도쿄-미쓰비시(東京三菱)은행 런던지점의 통화전문 이코노미스트인 데렉 핼페니는 "일본의 향후 시나리오는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얼마 전부터 엔화를 끌어내리는 소식들만 들려오자,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당분간 엔화가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미국의 한 외환딜러는 정권의 기반이 흔들리고 미국 경기 둔화로 인해 일본 경기가 동반 하락할 경우 "달러당 115엔까지 급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엔화가 약세에서 벗어나지는 못하더라도 순식간에 115엔대까지 무너지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경기 둔화가 '강한 달러'의 발목을 잡을 경우 상대적으로 엔화 폭락세는 완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산와(三和)은행 런던지점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엔과 달러 모두 악재를 떠안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느 통화의 매도세가 우세할지는 알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신경립기자 입력시간 2000/12/03 17:32 ◀ 이전화면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