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실험실벤처]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하루 20만톤에 달하는 축산폐수가 매일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처리시스템을 거쳐 방류되는 것은 절반정도에 그치고 있다.때문에 농장에서 흘러나오는 가축분뇨가 그대로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면서 축산업계의 생존마저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지대 실험실 벤처인 지역환경구조연구소(대표 이명규·李明圭교수)는 가축분뇨의 악취와 유해 미생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면서 고급액상비료로 재생산해내는 기술을 활용한 「급속액상부숙장치」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그 동안 축산업계가 사용해 오던 정화처리방식의 단점을 혁신적으로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미 전국 농가에 110여대가 보급돼 있다. 기존 정화처리 방식의 경우 분(糞)과 뇨(尿)를 분리해야 하는 어려움과 규제기준이 엄격해 시설을 자주 보완해야하는 단점이 있었다. 기계교반식 처리방법의 경우 최근 톱밥가격의 상승이 축산농가의 채산성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저장액비화방식도 악취제거가 어렵고 지하수의 오염을 유발하는 등 난제가 많았다. 「급속액상부숙기술」은 이같은 기존 방식의 문제점을 명쾌히 극복해 냈다. 이 기술의 원리는 가축의 분뇨와 광합성세균인 미생물을 반응기에 투입하고 수증폭기장치로 공기를 주입, 높은 온도에서 악취물질을 증발시키는 것이다. 또 비료화가 가능한 물질은 액체상태로 재생해 낸다. 이 과정에서 식물성 병원균, 박테리아, 해충 등 각종 세균이 박멸돼 구제역과 같은 전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 정화처리 과정중 생산되는 유기질 액상비료는 가축분뇨를 원료로 하지만 악취가 전혀 없다. 또 토양에 유용한 미생물을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어 화학비료보다 수확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생물분야 기업인 우진과 분뇨처리기술 관련기업인 우진테크, 농림부 등으로부터 8억여원의 연구자금을 지원받아 총 14년의 연구기간 끝에 개발된 이 기술은 현재 해외수출도 추진중이다. 국내의 알캠코리아, 일본의 미쓰이물산과 협력해 일본 및 벨기에 네덜란드 등 유럽지역에 기술수출을 추진중이다. 급속액상부숙기술과 관련해 획득한 특허는 모두 4건. 기술의 우수성과 효용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말 대한민국 농업과학기술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지금까지 축산폐수 비료화기술과 관련된 연구는 많았지만 처리효율면에서 볼 때 세계 최고수준이라는게 업계의 평가다. 이명규 교수는 『그 동안 수익의 대부분은 직원들의 연구비와 등록금으로 지출했으며 앞으로도 환경관련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제자들의 해외유학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벤처캐피탈로부터 알캠코리아가 100억원, 지역구조환경연구소가 5억원의 투자자금을 유치했다. 최근 연구소는 알캠코리아의 최대 지분사가 되는 조건으로 특허기술을 알캠측에 이전했다. (0371)730-0443 / 축산폐수 비료화기술 세계 최고를 꿈꾸며 李明圭교수(가운데)와 지역환경구조연구소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류해미기자HM21@SED.CO.KR 입력시간 2000/05/07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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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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