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이 퇴임 직전 임원들의 경영 태만과 주가 조작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색다른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 방식을 도입키로 했다.조흥은행은 18일 오후 열린 충북은행과의 합병이사회에서 임원들의 스톡옵션 행사 시점을 퇴임후 6개월 이후로 못박는 정관 변경안을 마련했다. 이는 대상 임원이 퇴임 직전에 주가를 의도적으로 조작해 주식매입에 따른 이득을 극대화하려하거나, 퇴직을 앞두고 경영에 소홀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예방책이다.
은행 관계자는 『일에 열심이던 임원들도 막상 물러나기 직전에는 경영에 소홀하기 쉽다』며 『적어도 퇴임 후 6개월이 지날 때까지 주가가 계속 오를 수 있을 정도로 경영 기반을 탄탄히 해놓아야 한다는게 정관 변경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현재 정관상 임직원이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은 주총의 특별 결의로부터 3년 경과 5년 이내로만 제한돼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 기간중이라도 퇴임후 6개월이 지난 상태여야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또 합병 후 조흥은행을 존속법인으로 하고 합병은행 이름도 「조흥은행」으로 유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합병계약서 내용이 정해졌다. 조흥 대 충북 합병비율은 1대 69.2981이며, 조흥은행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은 6,050원으로 정해졌다.
충북은행은 지난달 완전감자를 실시해 자본금이 하나도 없는 상태였으나, 합병을 위해 이날 정부로부터 법적 최저자본금인 5,000만원을 투입받았다.
조흥은행은 이날 이같은 내용의 합병계약서를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했으며, 당국의 인가와 4월14일 합병승인 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쳐 5월3일 합병은행을 공식 출범시킬 예정이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 경영진이나 본점의 대전 이전 관련 사안은 안건에 상정되지 않았다. 조흥은행은 합병은행의 이사회를 은행장 포함 상임이사 4명과 비상임이사 6명으로 구성, 비상임이사 중심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신경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