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요 대기업들은 지난 2000년 이후 지배구조 개선과 신사업 투자 등을 통해 수익창출과 미래 성장성을 고루 갖춘 대형 우량주로 성장해왔다. 주가 상승률 역시 코스피지수를 웃돌았다.
이러한 주요 대기업 집단에 투자하는 그룹주펀드의 효시는 2004년 7월에 출시된 ‘삼성그룹주펀드’다. 그룹주펀드 출시 초기에는 투자자의 관심이 크지 않았지만 점차 관심을 끌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최근 펀드 규모가 약 1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그룹주펀드의 인기에 힘입어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는 국내 운용사들도 2008년 이후 총 9개의 그룹주 ETF를 상장해 운용하고 있다. ETF의 장점인 투명성과 편리성ㆍ저비용의 효과를 누리면서 그룹주에 투자하고자 하는 투자자라면 그룹주 ETF를 활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그러나 같은 그룹주 ETF라 하더라도 보수율이 차이 나고 포트폴리오 종목을 어떻게 담느냐에 따라 수익률에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ETF가 추종하는 지수의 산출방법에는 크게 개별 기업의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하는 시가총액방식, 기업의 내재가치를 반영하는 펀더멘털 방식, 그리고 동일가중방식 등이 있는데 다양한 지수산출방법에 따라 그룹주 ETF를 구성하는 종목과 비중이 달라져 수익률이 차이 나므로 투자하려는 그룹주 ETF의 운용 스타일이나 투자종목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최근 성과를 보면 LG그룹 ETF의 경우 롱텀에볼루션(LTE)의 호조 등으로 그동안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 대비 큰 폭의 주가상승을 보여줬다. 정보기술(IT)과 금융ㆍ산업재 등이 골고루 편중된 삼성그룹주 ETF도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으나 한때 강한 상승을 보였던 현대차그룹 ETF의 수익률은 주춤한 상황이다.
특정 그룹의 계열사 주식으로 구성되는 그룹주 ETF는 그룹의 특성상 업종의 쏠림에 따라 변동성이 높은 편이어서 전체 포트폴리오의 보완 투자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최근 부각되는 그룹의 경영 리스크와 기업 투명성에 따라 관련 그룹주의 주가가 출렁거리는 등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독특한 기업환경 속에서 성장한 그룹주펀드에서 보듯 그룹주 ETF도 장기적으로 훌륭한 투자수단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특히 ETF의 저렴한 보수율을 고려할 때 그룹주펀드의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