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증시발전과 投信의 역할

이번 선거과정에서 노무현 당선자가 제시한 증권부문의 정책과제를 살펴보면 증권수요기반의 확대, 자산운용산업의 육성, 회계의 투명성과 신뢰성 제고, 투자자 중심의 공시제도 정착, 증권관련 집단소송제의 조기 도입 등을 통해 선진증시를 추구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것이고 업계의 요구사항으로 앞으로 새 정부가 적극적으로 실행할 것으로 보여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높다고 하겠다. 내년 상반기중 정책당국은 간접금융시장의 중심에서 직접금융시장으로 자금순환 체계를 마련하고 우리 경제가 저성장 및 저금리 경제체제 국면으로 전환됨에 따라 개인금융자산의 효율적 운용을 위해 자산운용산업을 재정비 하고자 자산운용업법의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고령화 시대에서 연기금 등 장기저축자금의 건전성 및 운용수익율 제고의 필요성으로 자산운용업 육성은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전체 주식시장에서 투신사들의 비중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현재 6.5% 수준이다. 수익증권 붐이 일어났던 99년에는 8.5%까지 상승했지만 최근 10년 동안 이와 비슷했다. 반면 외국인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현재 약 36%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국내증시의 주도권이 이미 외국인에게 넘어간 셈이 되는데 앞으로 기관투자가로서 투신이 제 역할을 수행해야만 증시가 본래의 안정적인 자본조달 기능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자산운용 관련제도의 통합정비를 계기로 자산운용산업의 육성에 관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먼저 투신사 자체적으로 선진운용시스템을 확보하는 등 스스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우수 인력양성, 리스크 관리 시스템 정비, 투명성 확보 등 제반 노력이 필요하다. 그 동안 대우사태 등으로 실추된 신뢰를 회복할 시점이 된 것이다. 둘째 자산운용 산업의 개방에 대비해야 한다. 이미 해외 유수의 투신사가 국내시장에 진입했고 조만간 피델리티 등 세계적인 투신사의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국내 투신사들의 오랜 운용경험에도 불구하고 외국사가 우위를 점한다는 것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따라서 투신사도 대외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하우를 조속히 승계 발전시켜야 한다. 셋째 기업연금제의 조기 도입 등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却鄂求鳴?본다. 현재와 같이 장기투자 수단이 부재한 상태에서 기업연금제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투자여건이 장기화되면 자산운용업도 한단계 진일보 될 것으로 믿는다. 넷째 국내 큰 기관들의 자금운용을 외부 전문운용기관, 특히 투신권에 아웃소싱을 본격화해야 하고 투자기간도 장기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현재와 같이 너무 단기성과에 연연하면 중장기적인 리서치 기반중심의 운용보다는 단기매매에 치중되어 결국 운에 의한 투자결과에 좌우된다. 앞으로 연기금의 자산운용규모는 연평균 11% 이상 증가될 것으로 예상돼 운용수익율의 문제가 제기되는데, 그 해법은 다양한 위탁운용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다섯째 투신업계 등 관련기관에서 투자자의 교육과 홍보활동이 필요하다고 본다. 주식투자도 장기투자하면 효율적인 재산형성 수단이 될 수 있고 위험도 있다는 점을 적극 알려야 한다. 내년에도 정책당국의 좋은 결실을 기대해 본다. /유병득<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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