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점심께 찾은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5층. 평일 낮인 만큼 대부분의 매장이 한산한 분위기인 것과 달리 이곳은 몰려든 여성 고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집객 효과의 비결은 바로 5층에 자리한 구두 코너였다. 올해 중순까지만 해도 2층에 있던 이 매장을 가을 매장 개편에 맞춰 옮긴 후 저층에 머물던 기존 고객이 위까지 올라오는 부수적인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통상 백화점 구두 매장은 고객의 발길을 모으기가 용이한 만큼 2~3층에 두는 관례를 무시한 매장 개편으로 고객수와 매출 양쪽 면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구두매장이 5층으로 이사하게 된 것은 이 백화점이 구사한 ‘선택과 집중’ 전략의 결과다. 애초에 구두매장은 ‘앙스모드’와 최수아’ 같은 40~50대 중년 여성용 부띠끄 브랜드와 함께 입점해 있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7~9월 진행된 가을 중장년 브랜드를 한데 모은 매장을 선보이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본관에 있던 10여개의 수입의류 브랜드와 신관의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2층과 3층에 모아 ‘뉴 어덜트 존’을 구성한 것이다.
2~3층을 중년여성용 특화 매장으로 구성한 만큼 반대로 4층과 5층은 젊은 고객들을 위한 브랜드로 꾸몄다. 이 과정에서 2층의 구두 매장은 ‘바바라’와 ‘리치오안나’ 등 유명 브랜드를 추가해 5층으로 이동시켜 ‘영(Young) 고객’의 구색에 맞도록 강화했다. 백화점측은 “같은 고객층을 갖는 매장을 집중시키는 과정에서 구두매장 위치도 조정됐다”며 “젊은 고객이 많이 찾는 매장이었던 만큼 4~5층의 영캐주얼, 영웨이브 브랜드와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매장 개편으로 본점의 구두 부문 매출은 지난 7월말 매장 이동 후 현재까지 작년 같은 기간 보다 16.8% 늘어났다. 여기에 캐주얼 상품을 구입하려는 젊은 고객들이 5층을 방문하는 빈도도 늘어 구매고객수도 이 기간 14.2% 신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2~3층에 집중된 여성 용품 매출도 개편 후 17.1%, 구매 고객수는 13.8%씩 높아졌다.
이정욱 신세계백화점 여성의류 바이어는 “본점 신관 MD개편을 통한 브랜드 간 매장 위치 조정으로 고객 접근성과 장르 전문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