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능력 없다" 결혼 앞둔 남성들 하소연
'내 집 마련 꿈'은 옛날 이야기보유 아닌 거주수단 인식 확산젊은층 "우린 그냥 노마드에 만족"월세 비중 크게 늘어 전세와 비슷
김상훈기자 ksh25th@sed.co.kr
서울경제 자료사진
"집, 아예 구입할 생각도 능력도 없다."결혼 적령기의 남성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주택시장을 움직이던 '내 집 마련의 꿈'이라는 말은 이미 과거형이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주택은 소유의 개념이 아니라 거주의 수단일 뿐이라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하우스 노마드'도 아닌 '노마드'에 만족한다는 얘기다.
지난달 농협경제연구소가 발표한 '국내 주택임대시장 변화 보고서'는 이 같은 변화상을 잘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전체 주택시장에서 28.2%를 차지했던 전세 비중이 2010년 21.7%까지 하락한 반면 월세는 14.8%에서 21.4%로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임대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월세 비중도 34.4%에서 49.7%로 급증해 사실상 전세와 월세의 비중이 같아졌다.
지난달 종로구 종로1가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오피스텔에 신혼살림을 차린 J씨(31)는 "근처의 부모님 가게에서 일을 돕는 신랑 때문에 보증금 2,500만원에 월세가 154만원이나 하는 오피스텔에 살게 됐다"고 말했다. 보다 싸고, 넓은 집을 찾기보다는 자신들의 생활환경에 맞는 주택을 선택했다는 게 그의 설명했다.
독신가구가 증가한 것도 한 원인이다. 통계청의 '1인가구 현황과 특성' 자료에 따르면 2000년 15.5%였던 1인 가구 비중은 2011년 25.3%로 늘었다. 주거형태도 10년 전에는 자가 거주의 비중이 32.6%로 가장 높았지만 2010년에는 보증부 월세(34.4%) 형태가 가장 많았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소득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내 집에 얽매이지 않는 라이프 스타일이 확산되고 있다"며 "집주인도 전세보다 보증부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져 당분간 월세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