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반도체社, D램 고정價 주도권 회복

7월 중순 마무리된 D램 고정거래가의 협상 결과는 2개월여 동안 PC업체가 가졌던 가격주도권이 다시 반도체 업체들에게 넘어왔다는데 큰 의미를 갖고 있다.평행 이동하던 SD램과 DDR D램의 가격 차별화가 본격화하고 있는 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D램 제조업체로 넘어온 가격 주도권 지난달 말 미 법무부가 D램 업체들의 가격 공조에 대해 조사를 개시하겠다고 밝히자, 시장 분위기는 완전히 가라 앉았다. 가뜩이나 PC 시장의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터에 미 당국의 조사로 현물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란 예상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냉각된 분위기 속에서 D램 업체들은 지난달말 진행된 7월초 출하분에 대한 고정거래가 협상에서 '동결'시키는데 성공했다. 담합 조사의 여파가 미풍에 그친 것. 특히 DDR의 재고량이 감소와 개인용 PC의 수요가 살아나면서 현물시장의 가격이 급등, 7월들어 불과 보름새 DDR 값이 50% 이상 수직 상승했고 현물 급등세는 곧바로 고정거래가로 이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협상 전까지도 인상 폭이 5~10% 정도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현물시장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PC 업체들의 저항도 만만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전혀 뜻밖이었다. 지난주말 마무리된 유럽 대형 PC업체와의 협상에서 삼성은 256메가DDR 값을 42달러에서 50달러로 올렸다. 한꺼번에 20% 가까이 올린 것. 한 고위 관계자는 "D램 시장의 가격 주도권이 완전히 D램 제조업체로 확 넘어왔다"고 말했다. 4~6월 비수기 때 PC 업체들의 거래선 다변화 전략에 휘둘렸던 기업들이 성수기를 맞아 공급량 조절과 현물 의존도를 늘리며 협상력을 극대화한 것. 초대형 메이저인 휴렛팩커드(HP)가 삼성전자와 고정거래선 가격을 유지키로 한 것은 단적인 예로 볼 수 있다. ◇품목별 가격 차별화 본격화 현물시장에서 DDR은 128메가D램을 기준으로 4달러를 넘어섰다. 반면 SD램은 2.8달러선에 머물러 있다. 불과 지난달까지도 같은 레인지에서 움직이던 제품들이 한달도 채 안돼 1달러 이상 격차를 내고 있는 것.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물시장을 반영해 DDR과 SD램과의 가격 차별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고정거래가 협상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가 그대로 가격협상에서 나타났다. DDR는 한꺼번에 20% 안팎 올리는 대신 SD램 값은 동결 또는 기껏해야 5% 정도만 인상한 것. D램 제조업체들은 이번달말 협상에서도 이 같은 전략을 고수할 방침이다. D램 업체들은 다만 DDR과 SD램간 가격 이격도가 커질 경우 수요가 다시 SD램으로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품목별 수급밸런스를 이용할 가격 전략이 이어질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김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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