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부시 "교토의정서 탈퇴" 번복

세계각국 비난에 굴복, 협상 참여키로최근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교토의정서 탈퇴를 선언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전 세계적 비난 여론에 굴복, 한발 물러섰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는 31일 부시 행정부가 교토의정서에 동의할 수 없다는 기존 자세에서 한발 후퇴,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각종 회의에 참여하면서 협상해 나가기로 입장을 바꿨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독일 본에서 열리는 교토의정서 실행방안에 대한 협상에 부시 행정부가 고위급 대표를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이에 대해 부시 행정부가 지구 온난화가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기존 공화당 입장에서 한발 후퇴한 것을 평가했다. 부시 행정부의 이 같은 입장 선회는 탈퇴 발표에 대한 세계각국의 비난이 쏟아진 데 따른 것이다. 게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총리 등 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부시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일제히 비판했다. 이와 함께 지구 온난화에 대한 합의 도출을 위해 모인 북ㆍ남미 34개국 대표들도 미국의 반대로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며 미국의 태도를 강하게 비난했다. 또 세계교회협의회(WCC)가 미국의 행동을 "세계 시민으로서의 책임을 저버린 배신행위"라고 비난하는 등 민간단체의 비난도 쏟아졌으며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부시의 결정에 대해 힐난하는 사설을 싣는 등 세계 언론들도 부시의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부시행정부가 일단 교토의정서와 관련된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지만 협상은 계속 난항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교토의정서에 따라 미국은 오는 201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비율을 97년대비 7% 가량 줄여야 한다. 전문가들은 부시행정부가 "개발도상국이 참여하지 않은 기후협약은 의미가 없다"는 주장을 내세우면서 협상 자체를 무력화하는 전략을 펼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탈퇴 선언과 번복을 통해 세계 각국의 지구 온난화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 확인한 부시 행정부가 명분없는 반대를 계속해나가기보다는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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