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세계경제 균형추' 새 대한민국 열린다

[글로벌 무대의 중심으로] G20 정상회의 개막 D-37<br>가치있는 공동의 삶 위해 현안 아우를 시각·대책 제시<br>코리아 이니셔티브 도출 노력<br>"문화등 발전 모습 알릴 호기" 대한민국 국격도 높여



오는 11월10일 서울공항, 인천공항, 김포공항 등 대한민국의 문이 세계로 열린다. 비지니스 서밋(B20) 참석 CEO들을 시작으로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대한민국에 발을 내디딘다. G20 서울 정상회의는 단순히 세계 주요국 정상들의 방한(訪韓)행사만의 의미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세계의 균형추로서 올라서는 발판이다. 오는 11월 대한민국은 더 이상 글로벌 경제질서에서 중국과 일본의 사이에 낀 주변국이 아니다. 세계 경제 질서의 중심에서 당당하게 목소리를 높이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G20 서울 정상회의는 60년 대한민국 경제 개발 역사의 한 획을 긋는 행사다. ◇글로벌 경제질서의 균형자로 시험대에 서는 대한민국 =지난 6월 캐나다 토론토 정상회의 이후 G20을 둘러싼 상황은 시시각각 변했다. 신흥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G2(미국과 중국)의 환율전쟁과 뒤이은 무역분쟁, 휴지기로 들어섰지만 언제든 글로벌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유럽의 재정위기 등은 G20의 결속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G20 사이의 갈등이 커질수록 11월 G20 서울회의에서 중재자로서 대한민국의 역할이 커진다는 점이다. “서울 정상회의가 성공하면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에서 균형추 역할을 하는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이다” 는 사공일 G20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의 말도 이러한 시대적 기회에 대한 언급이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외환위기의 시련을 거쳐 60여년만에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 대열에 오른 대한민국은 이러한 중재자로서의 역사적 경험과 자격을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G20 정상회의가 카운트다운을 시작한 지금, 대한민국은 글로벌 무대의 시험대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것은 물론 G20의 미래를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리아 이니셔티브 = G20의 미래는 누가 쥐고 있을까? 미국, EU 등 선진국일까? 아니다. G20의 존재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세계경제협의체에 첫발을 내디딘 신흥국들에 있다. G5 (미국ㆍ영국ㆍ프랑스ㆍ독일ㆍ일본)로부터 출발한 세계경제협의체는 글로벌 경제의 발전과 함께 숙명적 한계를 보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더 이상 글로벌 거버넌스의 중심을 G7(G5+이탈리아, 캐나다)에만 의존할 수 없게 만들었다. 따라서 서울 정상회의의 주인공인 우리는 선진국과 신흥국ㆍ개도국의 현안까지도 아우를 수 있는 시각과 대책을 제시할 예정이다. 풍성한 성장도 중요하지만 가치 있는 공동의 삶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의 쿼터 개혁을 통해 신흥국의 역할을 확대하고 미국과 EU의 양보를 이끌어 내는 것도, 글로벌 금융안전망의 구축을 통해 신흥국과 개도국의 외환위기 공포를 사라지게 하는 것도, 중재자를 자처한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이다.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글로벌 어젠다를 설정, 생산적 합의를 이끌어내 ‘코리아 이니셔티브’로 발전시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우리나라가 제시하며 화두로 떠오른 개발이슈는 개도국의 적극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회의적인 일부 선진국을 설득한다면 G7과 G8을 넘어선 경제협의체로 G20의 존재가치도 확보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코리아 이니셔티브로 발전이 가능한 의제로 꼽힌다.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원장은 “개발이슈가 G20의제로 계속 기능을 하려면 다양한 개발 방식 중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G20 의제를 흔들고 있는 글로벌 환율전쟁에 대해서도 우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G2로부터 시작한 환율전쟁이 무역전쟁으로 확산돼 우리가 제시한 스탠드 스틸(Standstillㆍ추가적인 무역보호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 원칙이 물거품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일 기회 = 서울 정상회의는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동시에 국격(國格)을 한층 높일 수 있는 기회다. G20 서울 정상회의 다음날 일본 요코하마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다. 두 회의에 모두 참석하는 국가는 우리나라와 일본, 미국, 중국, 호주, 캐나다,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 8개국. 우리와 일본의 시민의식수준이 비교되는 것은 당연하다. 국민들의 참여와 지지가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세계의 지성으로 불리는 기 소르망 파리정치대 교수는 “한국이 11월 G20 서울정상회의 의장국을 맡은 것은 한국이 정치ㆍ경제ㆍ문화적으로 얼마나 성공했는지 알릴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50년전 1960년 12월 유럽경제협력기구(OEEC)와 미국ㆍ캐나다 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탄생시키며 선진국들의 경제질서를 만들었다면, 2010년 11월12일 대한민국은 코리아 이니셔티브를 중심으로 새로운 글로벌 경제질서의 주인공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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