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 손실 200억달러 넘어…메릴린치 50억달러 대손상각 처리, 투자은행으로 손실규모 최대
서브프라임 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신용경색 여파로 세계 유수의 투자은행들이 모두 200억달러를 넘는 투자 손실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월가의 대표적인 투자은행인 메릴린치가 3/4분기 신용경색의 여파로 입은 손실액 50억달러를 대손상각(write-down) 처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주택 모기지와 연계된 부채담보부증권(CDO) 등 채권의 평가절하에서 나온 45억달러의 손실과 레버리지론 업무에서 비롯된 수수료 손실 5억달러를 합친 것이다.
이번 메릴린치의 손실액은 유럽의 UBS의 34억달러를 훨씬 웃돈 것이다. 메릴린치 측은 지난 5일(현지시간) “올 3ㆍ4분기에 주당 0.50달러의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메릴린치는 6년만에 처음으로 분기실적에서 손실을 기록했다.
스탠 오닐 메릴린치 최고경영자(CEO)는 “시장상황이 매우 위태로운 가운데 유례없는 유동성 위축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며 “이를 막지 못했다”고 책임을 인정했다.
메릴린치의 손실이 드러남에 따라 지난 여름 금융위기로 칼바람을 맞은 은행들의 총 손실규모는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날 미국 최대 저축금융기관인 워싱턴뮤추얼(WaMu)도 3ㆍ4분기 수익이 75%나 급감해 9년래 최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미국 씨티그룹도 부실채권 14억달러 상당을 대손상각 처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