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경제신문 취재 결과 해운업계에서 회생 여부에 지대한 관심이 쏠렸던 티피씨코리아에 대해 법원의 최종 파산처리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운업계 소식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30일 중견 해운업체 티피씨코리아의 법정관리를 폐지하고 파산 처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전했다.
티피씨코리아의 파산으로 2009년 이후 법정관리를 신청한 11개 업체 가운데 중도 파산한 곳은 7개로 늘었다. 11개 업체 중 법정관리를 졸업한 곳은 대우로지스틱스와 삼선로직스 등 단 두 곳이다. 이 두 곳을 제외하면 모두 파산하고 현재 살아남아 회생을 진행하는 곳은 대한해운과 봉신 두 업체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해운업계에서는 연쇄파산 공포가 커지고 있다. 이 소식통은 "2000년대 중반까지 업계 순위 11위 규모의 중대형 선사였던 티피씨코리아의 파산으로 해운업체 연쇄도산이 가시화할 것이라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줄도산에 대한 걱정은 대형업체도 마찬가지다. 한 대형 해운업체 관계자는 "지금은 중소형 선사 위주로 파산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상황이 장기화되면 대형 선사들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 해운업계에서 안심할 수 있는 업체는 없다"고 강조했다.
더 큰 문제는 법정관리를 졸업했거나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업체들도 생존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해운불황의 장기화로 해운업체 대부분이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채무상환 일정을 지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워낙 시황이 좋지 않아 구조조정 등을 단행해도 영업적자를 보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이후 법정관리를 신청한 업체의 경우 6개 업체 가운데 대한해운을 제외한 5곳이 모조리 올 들어 파산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파산한 티피씨코리아는 2010년 8월 법정관리 시작 후 갚아야 할 채무가 총 1,970억원 수준이었지만 해운불황이 이어지면서 채무를 변제하지 못해 법정관리 2년여 만에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