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K뷰티 첨병 브랜드숍 세계를 흘리다] <하> 중동·동남아 넘어 유럽으로

'원스톱 토털 뷰티'로 女心 유혹… 화장품 본고장까지 넘본다

스킨케어·네일·색조·보디용품 등 한번에 OK

더페이스샵, 중동 현지화로 올 매출 30% 껑충

미샤·토니모리 러 상륙… 유럽 공략 교두보 마련


중동에 자연주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의 두바이점. 이 매장은 스킨케어 제품부터 네일·색조·보디용품까지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토털케어 브랜드숍으로 외모를 가꾸는 데 눈을 뜬 10~20대 젊은 여성의 발길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제공=더페이스샵

요즘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젊은 10~20대 여성 사이에서는 동물 디자인의 더페이스샵 '귀요미' 라인 제품을 하나 갖고 있지 않으면 트렌드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핸드백에 쏙 들어가는 포켓 사이즈의 깜찍한 소품 핸드로션, 색조 제품 등은 이곳 여성들에게는 하나의 패션이다. 대학생인 란다 압둘(22)씨는 "두바이에서는 스킨케어 제품부터 네일·색조·보디용품까지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토털케어 브랜드가 별로 없다"며 "요즘 한류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어 화사한 피부의 연예인을 보면서 한국 화장품에 대해 덩달아 관심을 갖는 친구들이 많다"고 전했다.

오일머니가 풍부한 중동이 최근 몇 년 사이 세계 시장의 윈도 지역으로서 유럽으로 가기 위한 교두보로 떠올랐다. 소득과 소비력이 높아 시장 자체로도 매력적일 뿐 아니라 국내 뷰티 업계로서는 여성 소비자들이 기존의 보수성을 탈피해 시장 잠재력이 높고 지리적으로도 'K뷰티 로드'의 최종 목적지인 유럽 진출의 발판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특히 K드라마·K팝 등 한류 바람에 힘입어 사막의 나라에서 K뷰티의 꽃봉오리가 피어오르고 있다.

제일 먼저 꽃씨를 심은 한국 뷰티 브랜드는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이다. 2006년 진출 초기부터 에코 프랜들리(Eco-Friendly), 오가닉(Organic) 등 자연주의 콘셉트의 토탈 뷰티 브랜드로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한 더페이스샵은 경쟁 브랜드 '더바디샵', '이브로셰', '미끼야지' 등과 견줘 기초 스킨케어부터 색조, 바디용품까지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춘 뷰티 브랜드라는 점에서 젊은 여성층의 선호도가 높다.


중동 지역은 평균연령이 낮아 10~20대 층이 두텁다. 더페이스샵은 이런 점을 파악해 젊은 층이 선호하는 귀여운 디자인의 색조제품과 참신한 콘셉트의 CC크림, 자연주의를 강조한 마스크시트 등을 전략 제품으로 앞세웠다. 또한 여성들이 부르카, 히잡 등으로 머리나 얼굴만 내놓고 신체 대부분을 가리기 때문에 노출 부위를 관리할 수 있는 제품이 인기다. BB크림의 경우 가장 밝은 00호, 짙은 컬러의 03호 등 노출 피부를 최대한 아름답게 표현하고 싶어하는 여성들의 마음을 꿰뚫어 다양한 피부 컬러 포트폴리오를 갖춰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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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페이스샵은 2006년 요르단, 2007년 아랍에미리트 진출을 시작으로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등 4개국에 약 3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이 지역에서만 매출 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아랍에미리트는 두바이를 비롯한 현지 주요 상권, 주요 쇼핑몰에 2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1월 수도인 리야드 1호점을 시작으로 마카, 제다 등 제2도시로 영역을 넓혀가며 이번 달까지 11개 매장을 오픈했다. 연내에는 지방도시에도 상권을 확대해 20개로 매장을 늘려 사우디에서만 전년 보다 50% 이상 매출 증대를 예상하고 있다.

이우식 더페이스샵 중동 담당 파트장은 "소비재 기업들을 대상으로 매년 진행하는 어워드인 'DSES(Dubai Service Excellence Scheme)'에서 2년 연속 고객 서비스 부문 1등에 선정됐다"며 "이 같은 기세 속에 카타르와 쿠웨이트, 바레인 등 주변 국가까지 영역을 넓혀 중동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럽과 가까운 러시아로 진출을 꾀해 뷰티 종착역인 유럽을 노리는 브랜드들도 눈에 띈다. 러시아에 브랜드샵 최초로 2012년에 진출해 현재 13개 매장을 운영 중인 미샤는 올 1·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증가했을 만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MISSHA'라는 브랜드명이 이름이나 러시아 올림픽 마스코트에 사용되는 러시아인에게 매우 친숙한 발음이자 단어인 점이 단기간에 인지도를 높였다. 또 한국에서처럼 '미샤 데이' 마케팅을 현지에 접목한 것도 주효했다. 추운 날씨 탓에 러시아 여성들은 고보습, 고영양 제품에 대한 니즈가 높아 '타임 레볼루션 링클큐어 아이 앤 립 컨투어 크림'과 같은 단가 높은 스킨케어 제품이 불티나게 팔린다.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품질의 스킨케어 제품이 입소문나면서 지난해 7월 체코 브르노에에 이어 9월 프라하에도 상륙했다. 러시아에서만 올해 5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하는 등 연내 터키 등 유럽 지역 추가 진출도 진행 중이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말 러시아 로스토브-나-도누시와 울란우데시에 각각 단독매장 1호점과 2호점을 오픈 한 후 반년 만에 블라디보스토크와 모스크바에 단독 매장을 열며 유라시아에 뷰티 한류 꽃을 피웠다. 벌써부터 소비자가 선호하는 밝은 베이스 메이크업과 컬러풀하고 비비드한 색상의 포인트 제품이 인기 상품으로 등극했다. 토니모니 해외 사업팀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 더욱 박차를 가하면서 국내 화장품 브랜드 진출이 거의 없던 러시아 시장까지 진출해 유럽행을 밝히고 있다"며 "인근 국가인 카자흐스탄 등지 바이어들의 러브콜이 이어져 극동아시아 공략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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