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수신기관 가운데 저축은행의 예금만 줄어들고 있다. 예금이 감소하면 대출이 그에 따라 축소돼 향후 수익성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계의 7월 말 현재 총수신잔액은 75조7,833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6,389억원이나 감소했다. 저축은행은 지난 4월 수신액이 76조9,840억원을 기록한 이후 3개월 연속 예금이 줄고 있다. 저축은행의 예금액이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지난 2007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반면 은행을 비롯한 다른 수신기관들의 예금은 증가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7월 말 현재 수신액은 597조8,423억원으로 올 들어 꾸준히 증가세다. 저축은행과 비슷한 서민금융기관인 상호금융(농협ㆍ수협ㆍ산림조합)과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도 예금액은 계속 늘고 있다. 저축은행만 나홀로 수신이 감소하는 것은 자금을 굴릴 데가 마땅치 않은 저축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낮게 적용하고 있어서다. 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을 우려한 고객들의 자금이탈 현상이 더해진 결과로 분석된다. 현재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4%대 초중반으로 연 3%대 후반의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과 큰 차이가 없다. PF를 하지 못하면서 대출을 할 곳이 없어 신규로 자금을 받기를 꺼리는 것이다. 저축은행의 부실을 걱정한 고객들의 자금이탈도 주요 원인이다.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최근 저축은행이 불안하다며 예금을 찾아와 돈을 맡기는 고객들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일ㆍ한일, 으뜸 등 저축은행들이 잇달아 문을 닫은 전북과 제주 지역의 7월 말 기준 저축은행 예금액은 전년 대비 각각 28.7%, 35.6%나 줄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저축은행 업계의 수신이 감소세를 유지하거나 제한적으로 느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의 고위관계자는 “대출 부실 등으로 저축은행이 수신을 늘려 영업을 공격적으로 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앞으로는 예금이 감소하면서 업계 전체의 성장성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