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장기불황 가능성, 누구 말이 맞나.’
우리나라가 일본식 장기불황에 진입할 수 있냐는 가능성에 대해 증권사와 민간 경제연구소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증권사들은 우리나라 경제가 늦어도 내후년부터는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며 장기불황을 일축하는 반면 경제연구소들은 장기불황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경고한다.
20일 한화증권은 ‘일본형 장기불황 가능성과 주식시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와 일본은 처해 있는 상황이 달라 장기불황 가능성이 낮고 오는 8월 이후 종합주가지수는 900선까지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식 복합불황은 자산가격 하락이 경기침체와 금융기관 부실로 연결됐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한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은 일본과 달리 심각한 수준이 아니고 가계의 부채문제는 내년 상반기에 정상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도 ‘장기불황 가능성 논의’라는 보고서에서 장기 저성장은 가능하지만 장기불황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 소비자 금융붕괴 요인과 주택경기 침체로 촉발된 내수경기 부진이 내년에 마무리되고 2006년부터는 수출회복과 투자가 이어지면서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와 현대경제연구원은 장기불황 가능성을 아주 높게 보고 있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우리나라의 양극화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경제회생은 힘들다”며 “수출과 내수, 대기업과 중소기업,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등 경제구조가 양극화ㆍ토착화되면서 저성장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일본 장기불황기와 국내 경제여건’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경제지표가 일본의 불황기와 유사한 점이 많다”며 “내수 및 중소기업의 경쟁력 약화에 수출 증가세까지 둔화되고 있어 기초체력이 약한 한국경제의 위기는 일본보다 심각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