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상용화를 앞둔 인터넷TV(IPTV)는 기존 유료방송 가입자를 흡입할 수 있는 유인책을 갖추지 못해 단기적으로 가입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한국방송산업영상진흥원(KBI)는 10일 발간한 'IPTV의 등장으로 인한 유료방송시장의 변화' 보고서에서 IPTV 사업자들이 서비스 상용화 초기에는 케이블TV의 경쟁력에 밀려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 고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호영 KBI 책임연구원은 "IPTV가 지상차 채널을 실시간으로 전송하지 못하거나 기존 케이블TV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인기 전문채널을 제공하지 못할 경우 IPTV 가입자들이 서비스를 해지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PP들은 IPTV의 도입을 수익 증대 기회로 활용하고 싶어하지만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의 관계를 고려할 때 케이블TV 시청률 중상위권에 위치한 PP는 단기적으로 IPTV 사업자에게 콘텐츠를 공급할 가능성이 작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결합서비스 경쟁에서 통신사업에 기반을 둔 IPTV사업자들이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KBI는 분석했다. 사업자간 경쟁은 앞으로 결합서비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이뤄지며 이러한 상황에서 탄탄한 자본력과 판매망을 갖춘 KT나 SK텔레콤이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KBI는 보고서에서 IPTV가 유료 방송시장에서 정착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IPTV사업자에게 유리하게 펼치고 있는 정책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료 매체간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한다는 것이다.
또 정부는 저가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할인폭 제한, 원가이하 판매 금지 등 유료방송요금을 일정한 수준 이하가 아니라 일정한 수준으로 정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며, PP들이 콘텐츠 제작에 투자해 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시장환경을 조성해 줘야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방송정책 기관은
매체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콘텐츠사업자 위주의 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