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김정일 방중] 경제 시찰 강행군… 할인점 깜짝 방문도

김정일 방중… 경제 시찰 강행군<br>태양광업체 둘러봐…상하이로 이동 유력<br>"中과 경제·군사협력·식량지원·核등 논의"

방중 내내 특별열차에서 잠을 청하며 중국 동북부와 중부를 종횡해 3,000㎞를 한걸음에 달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흘 만인 지난 22일 쑤저우성 양저우시 영빈관에 첫 투숙한 데 이어 23일 경제시찰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김 위원장은 방중 나흘째인 23일 오전9시 양저우 영빈관을 나와 시내 한장개발구를 방문해 중국 10대 태양광업체인 화양태양유한공사를 시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김일성 전 주석이 방문했던 명나라 충신 사가법(史可法) 기념관 등 부친의 발자취가 담겨 있는 곳 등을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은퇴에도 불구하고 정치와 군부 막후에서 '현실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주석의 고향이 양저우인 점, 김 위원장이 지난 2000년 첫 방중 이후 네 차례나 회담을 가지며 끈끈한 관계를 가졌던 점을 감안할 때 장 전 주석과의 회동 가능성은 '공식' 코스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일부에서는 차기 지도자인 시진핑 국가부주석과 회동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누구를 만날 것인가와 함께 또 관심은 앞으로 동선. 양저우 기착이 중국 개혁ㆍ개방 1번지인 중국 남부 광둥성의 광저우ㆍ선전으로 가는 또 다른 시작인지, 아니면 인근 상하이로 움직여 경제시찰 마무리에 들어가는 것인지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만일 양저우 서남쪽의 난징으로 방향을 튼다면 2006년 1월 방중 때처럼 중국 남부 광둥성을 돌아보는 10여 일에 가까운 장기 코스가 될 공산이 크다. 당시 중부지역의 우한을 거쳐 수직 남하한 김 위원장은 광저우의 난사 경제개발구, 선전의 하이테크 산업단지 등을 둘러본 뒤 다시 북상해 베이징에 들러 정상회담을 갖고 귀국길에 올랐다. 현재로서는 상하이의 영빈관인 서교빈관의 공안 경비가 삼엄하고 예약을 받지 않고 있어 양저우에서 추가 1박 이후 상하이로 이동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어느 코스를 택하든 이번 방문에서 모종의 개혁ㆍ개방 선언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화폐개혁 실패 등에 따른 경제 침체에다 식량난까지 겹치며 북한 경제는 외자 유치 등을 통한 회생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밖에 없는데다 강력한 우방국인 중국의 개혁ㆍ개방 요구를 더 이상 외면하기 힘든 국면으로 나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상하이에서든 중국 남부의 선전에서든 1992년 중국 개혁ㆍ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이 남순강화(南巡講話)를 통해 개혁ㆍ개방을 천명했듯 이와 비슷한 북한식 개혁ㆍ개방 플랜이 나오지 않겠냐는 희망 섞인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특별한 상황이 없는 한 중국 최고지도자가 김 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경제협력, 군사협력, 식량지원, 북한 핵문제 등 4대 의제를 논의할 것"이라면서 "압록강의 황금평 개발과 나선(나진ㆍ선봉)특구 등 북중 변경지역의 경제협력과 북한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지원을 담고 있는 '중ㆍ조우호협력조약'의 개정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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