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영업력으로 승부하라

박용선 웅진코웨이㈜ 사장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 청백전(청년백수 전성시대) 등의 신조어는 청년실업 문제가 이미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음을 시사해준다. 지난 2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공식적인 실업자 수가 93만명, 그중 청년실업자는 절반에 가까운 43만명이다. 반면 한편에서는 기업들이 구직자들의 취업기피로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생산ㆍ영업ㆍ판매 등의 직종은 아직도 기피 대상인 것이다. 70~80년대만 해도 영업직은 대학생들의 입사지망 1순위, ‘샐러리맨의 꽃’이라 불릴 만큼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90년대로 접어들면서 기획과 재무, R&D 직종이 기업의 핵심부서로 각광받으면서 영업직에 대한 처우가 달라졌다. 일하기 힘들고 승진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영업직은 고급인력이 기피하는 부서로 전락한 것이다. 영업직 발령은 좌천이나 다름없다는 인식이 아직도 젊은이들 사이에 깊이 박힌 듯하다. 하지만 지난 2~3년간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연봉제가 확산되고 실적이 중시되면서 ‘영업 통’이 다시 주목받는 시대가 된 것이다. 대기업 인사에서 영업부서 출신이 줄줄이 임원으로 발탁되는가 하면 억대 연봉자들의 대부분이 자신만의 걸출한 영업력으로 성공한 사람들이다. 영업을 하려면 제품ㆍ고객을 잘 알아야 함은 물론이고 기획과 마케팅에도 능통해야 한다. 즉, 올 라운드 플레이어(All Round Player)만이 영업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매출을 올리는 것은 밖으로 돌아다니는 영업사원의 몫만은 아니다. 안내데스크 직원의 환한 미소도, 상담원의 친절한 서비스도 고객만족도를 높임으로써 영업에 기여한다. 최고경영자(CEO)도 결국은 영업사원이다. CEO의 덕목과 이미지 관리에 대해 그토록 많은 지침이 있는 것도 다름아닌 CEO의 영업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영업력은 회사의 핵심능력이다. 영업력은 단순히 있는 물건을 내다 파는 능력이 아니다. 영업력이 있는 사람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뿐만 아니라 생산라인에서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고 개선하는 것으로 영업에 기여한다. 에스키모인에게 냉장고를 팔 수 있는 것도 대단한 영업력이지만 에스키모인에게도 쓸모가 있는 냉장고를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것도 영업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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