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인천공항 연내 상장 힘들듯

공사노조 발주한 용역 결과 민영화에 부정적인데다<br>상장반대 野 법개정 저지 예상… 與 일부도 반대입장

공모 규모가 1조2,000억원으로 예상돼 하반기 주식시장의 최대어로 손꼽히던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연내 상장이 무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사 노조가 발주한 상장 관련 용역 결과가 사실상 민영화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기존에 상장을 반대해온 야당이 이를 근거로 상장에 필요한 법령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철저히 막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당에서조차 일부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으며 증시여건이 좋지 않은 점도 연내 상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노조와 전국교수공공부문연구회는 지난 10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동북아 항공산업과 한국허브공항의 발전전망'이라는 주제로 연구발표회를 갖고 민간자본에 공사 지분을 매각할 경우 수익성 중심의 경영으로 투자가 지연되고 공공성이 후퇴해 허브공항 성장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용복 서울사회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영국 "히드로공항, 그리스 아테네공항, 호주 시드니공항 등의 민영화 사례를 연구한 결과 민영화 추진 당시 공공성 유지 및 서비스 향상을 위해 제시됐던 각종 규제정책들은 민영화 이후 주주들의 요구에 의해 대부분 유명무실화됐고 항공요금과 임대료도 폭등하는 등 상당한 문제점들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정부에서 주장하는 것과 달리 나리타공항ㆍ첵랍콕공항ㆍ창이공항 등 주변 경쟁공항들이 민영화 계획을 철회하거나 보류하고 있다"며 "인천공항의 지분을 경쟁공항이나 글로벌 공항기업이 인수할 경우 공항시설 투자지연, 항공네트워크 축소 등의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조와 전문가들의 반대의견과 더불어 국회에서도 야당을 중심으로 정부의 인천공항 민영화에 대한 반대 의견이 거센 상황이다. 특히 야당은 이번 용역결과를 근거로 상장 반대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여 상장 계획이 유야무야될 것이라는 예상이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인천공항 민영화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당시 핵심 공약 가운데 하나로 상장을 위해서는 인천국제공항공사법과 공항법이 우선 개정돼야 한다. 하지만 국회에 제출된 법안은 수개월째 상임위원회(국토해양위)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상임위가 그동안 세종시와 4대강 문제로 바빠 들여다볼 시간이 없었다는 게 첫째 이유지만 사실은 야당의 반대가 거세고 여당 내 일부 의원들마저 이에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 내 야당(친박연대를 지칭)들까지 반대하고 있어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은 당초 5월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9~10월께 상장해 정부소유 지분 중 49%를 민간에 매각한다는 방침 아래 15%를 일반공모와 함께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에다 불투명한 하반기 주식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사실상 연내 상장은 물 건너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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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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