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교수가 뜬 이유는? 그가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었기 때문 아닐까.
왜냐하면 최근 10년간 과학계와 산업계를 이끌어 온 화두는 단연 융합이었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작금 공학계의 트렌드를 주도해왔던 BT(Bio Technology)나 IT(Information Technology)도, 생물과 공학, 정보와 공학을 융합한 산물이었다.
어쨌거나 한 분야의 과학기술로는 더 이상 혁신과 변화가 불가능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10년간은 어떤 시대가 도래할까? 책은 이 같은 거대 담론을 우리 앞에 산적한 수많은 문제들을 나열하고, 분석하는 방식으로 질문에 답한다.
이 책은 전 세계 2만여 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미래학 연구지인 '트렌즈'에 실린 기사 중 국내 독자에게 유용한 것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트렌즈는 매월 6~8개의 사회‧경제‧신기술 관련 기사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의견과 자료를 공유해 만드는 '집단지성을 활용한 지식보고서'다.
이 잡지는 세계 최고 미래학 연구기관인 세계미래학회와 '더 퓨처리스트(The Futurist)'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이 함께 만든 것인데, 이 잡지에 실린 글들은 지구촌의 현재를 반영하기도 하고, 가까운 5년 이내의 미래, 10년 이후의 미래를 반영하기도 한다.
책에서 먼저 시작하는 화두는 세계적인 청년실업 문제다.
오늘날 청년실업은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되었다. 세계 각국의 정부는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일례로, 2013년이 되면 미국 국회는 '사회 초년병의 임금'을 시간당 4달러 내지 5달러로 낮출 것이 확실시된다. 그렇게 되면 청년실업률은 낮아지겠지만 수많은 88만원 세대가 양산될 것이다.
물부족 사태도 책의 관심사다. 오늘날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세계적인 물 부족 사태를 예견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과학자들은 물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담수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이 책은 "앞으로 이 기업은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므로 이 회사의 주식에 투자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조언도 전하고 있다. 이 책은 또 다른 담수화 기술인 '축전식 탈염 기술'도 소개하고 있다.
책이 벤처자본을 바라보는 눈초리도 예사롭지 않다. 하버드 경영대학원(Harvard Business School) 윌리엄 살먼(William Sahlman) 교수는 최근 오늘날의 벤처자본은 "엉망"이라고 일침을 가한다. 벤처 투자자를 위한 자금 모금은 5년 연속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2009년에는 68% 감소해 불과 958억 달러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벤처 자본가들은 2012년 이후 시장을 뒤흔들 유망한 신기술 9가지에 눈을 돌릴 전망이다. 이 신기술은 GPS 및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무선주파수인식), 나노 물질, 맞춤의학 서비스, 분산전원 기술, 양자 컴퓨팅, 합성생물학, 실시간 자동 번역기, 뉴로마케팅, 서비스 로봇 등이다.
이밖에 책은 원자재시장, 가상사무실, 광학컴퓨팅과 양자컴퓨팅 등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그러나 가까운 시일내에 현실로 다가 올 문제들을 조목조목 짚어 나간다.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