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친재계 행보의 상징이었던 윌리엄 데일리(63) 백악관 비서실장이 1년만에 교체된다. 후임에는 제이콥 류(56ㆍ사진)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이 내정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회견을 통해 이 같은 비서실장 교체사실을 공개했다. 데일리 비서실장은 오는 24일 예정된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등의 일을 처리한 뒤 이 달말 공식 물러날 예정이다.
JP모건 회장 출신으로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상무장관을 지낸 데일리 비서실장은 2010년말 람 이매뉴얼 비서실장이 시카고 시장 출마를 위해 물러난 뒤 후임으로 발탁돼 1월 취임했다. 그는 금융개혁으로 껄끄러워진 백악관과 월가와의 관계복원하고, 오바마의 경제 ‘올인’ 행보를 적극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었다.
그러나 데일리 비서실장은 정무적 역량에 한계를 보이며 의회 지도부와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했다. 지난해 9월 오바마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연설 일정을 놓고, 백악관이 요청한 날짜를 의회가 거절해 당초 계획보다 하루 늦게 이뤄지는 해프닝이 빚어진 것도 데일리 비서실장과 존 베이너 하원의장 사이에 조율이 매끄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오바마 대통령을 보좌해온 ‘이너 서클’ 멤버들과도 호흡이 맞지 않아 자주 충돌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버드대 출신인 신임 류 비서실장은 1973년 워싱턴에 첫발을 내디뎠으며 톰 오닐 하원의장 정책보좌관을 8년 동안이나 지내 의회의 생리에 정통하다. 클린턴 행정부 때도 백악관 예산국장을 역임했으며, 오바마 행정부 들어 국무부 관리ㆍ자원 담당 부장관을 거쳐 2010년부터 예산국장을 다시 맡고 있다. 공직에서 물러나 있던 2006년에는 시티그룹에서 일하기도 했다.
류 신임 비서실장의 발탁으로 클린턴 행정부 때의 리언 퍼네타(94년 임명),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의 존 볼튼(2005년)에 이어 3대 정권 연속으로 백악관 예산국장의 비서실장 영전이라는 진기록이 세워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