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좌우로 회전하는 원반 놀이기구를 탔다 의자뒤쪽의 손잡이를 놓치는 바람에 사고가 났다면 부상자에게도 `손잡이를 꽉 잡지 않은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2단독 채동수 판사는 8일 놀이기구를 타다 허리를 다친 정모(23.여)씨가 놀이기구 운영업체와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원고에게 2천926만여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놀이기구 운영자는 탑승객들이 손잡이를 꼭 잡을 수 있도록 미리 알려야 할 뿐 아니라 탑승자들이 손잡이를 놓치거나 놓칠 우려가 있을 때는즉시 기구를 멈춰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며 "피고들은 원고의 치료비와 사고로 인한수입 손실 등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반 놀이기구가 상당히 위험하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던 원고는 손잡이를 잡는 힘이 약한 상태에서 함부로 탑승해서는 안될 뿐 아니라 부득이 탑승한 경우에도 손잡이를 꽉 잡는 등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며 "원고의 과실도 사고의 한 원인이 됐으므로 피고들의 책임을 80%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2003년 6월 말 서울 중구 을지로 모 건물에 설치된 원반 놀이기구를 타다 손잡이를 놓쳐 원반 중앙에 주저않은 뒤 손을 흔들며 정지시켜 달라고 요청했지만 업체측이 몇 차례나 더 놀이기구를 작동시키는 바람에 다쳤다며 소송을 냈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