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시중銀 '벌떼식' 영업관행 도마 위에

상대 은행의 영업전략을 모방해 몰려다니는 시중은행들의 `벌떼식' 영업 관행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시중은행 모두가 적극적인 외형확대 전략을 구사하면서 자금시장을 냉온탕으로만들고 과도한 경쟁으로 스스로를 위기로 몰어넣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 경기회복 조짐에 무더기 '외형확장' 12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시중은행들은 올해를 '외형확장의 해'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자산 확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다가올 은행시장의 구도가 '빅3~4' 체제로 정비될 것으로 예상하고 서로 덩치를키우는 전쟁에 돌입한 것이다. 우리은행의 2월 말 기준 원화대출금 잔액은 지난해 12월 말 대비 4.2% 늘어난 77조3천920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원화대출금도 두달 만에 3.6% 늘어나 47조7천75억원으로 불어났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5% 수준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연 성장분을 두달만에 거의 늘린 셈이다. 농협도 올해 총대출을 지난해 80조원 대비 12.5% 늘린다는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7조원이던 연간 중소기업대출 순증가액을 8조원으로 늘려잡았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경제성장률 이상의 외형 확대 목표를 설정해 놓고 있다. 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은행이 경기침체 초입기에 대출을 빠르게 회수해 경기를 급랭시키고 경기회복 초입기에는 무리한 대출경쟁에 나서 경기를 과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 너도 나도 '中企대출' 올해 은행권의 자산성장 목표에 빠지지 않는 부분이 중소기업 대출이다. 대기업의 자금수요가 줄고 주택담보대출이 정책적 제한에 걸리면서 중기대출과소호대출이 비상구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두달간 늘어난 중소기업대출 순증액은 5조7천억원. 2004년에 6조9천억원, 2005년에 11조원이 순증가됐던 것에 비하면 가파른 증가속도다. 중기대출 잔고를 보면 우리은행이 올들어 두달 동안 1조4천억원 늘어난 것을 비롯, 하나은행 9천억원, 국민은행 8천억원, 신한은행 7천억원 등 주요 은행들 모두증가세다. 때문에 중소기업들 사이에선 경기가 나빠지려하자 가차없이 대출금을 회수해갔던 은행들이 막상 형편이 좋아지니까 서로 돈을 꿔주겠다고 달려들고 있다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 결국은 '출혈경쟁' 시중은행들은 입으로는 서비스 경쟁을 외치지만 결국 가장 손쉬운 가격경쟁으로접어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콜금리가 인상되기 시작한 지난해 10월 이후 올해 1월까지저축성수신금리는 연 3.86%에서 4.14%로 0.28%포인트 올랐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대출 평균금리는 연 5.73%에서 5.79%로 0.06%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은행들이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들어서면서 수신금리는 빠르게 올리면서 대출금리는 제자리걸음을 했던 것이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사회공헌 활동 및 봉급 통장 등 금리 할인 여건을 충족하면 최저 연 4.77%까지도 가능하다. 은행의 대출금리가 3년만기 국고채 금리보다 떨어지는 역전현상이 나타난 것은이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 박현수 수석연구원은 "은행이 불경기에는 대출을 주저하고 호경기에는 대출을 확대하는 식의 영업이 너무 지나치다"며 "경제주체들의 신용을 제대로 평가하고 이에 대한 금리를 적절히 부과할 수 있게 되면 이같은 모순이 없어질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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