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건설사들은 앞으로 건설업을 이끌어갈 신성장동력으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해외 인프라 건설 사업을 꼽았다. 특히 이들 국가의 경우 재정이 부족한 상황에서 인프라 투자를 늘려야 하기 때문에 민간 건설사들이 직접 자금을 조달해 운영까지 맡는 개발형 민자 사업이 주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경제신문이 지난해 12월31일 국내 상위 10대 건설사 전략 및 기획담당 임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3년 건설업 전망과 중장기 신성장 동력' 조사 결과 5개 건설사가 개도국을 대상으로 한 인프라 건설 시장을 향후 5년간 건설업계가 가장 집중해야 할 대상으로 꼽았다.
한성희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은 "신흥개발도상국의 급격한 도시화와 인구 증가로 교통·주택·건축 등 인프라 건설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분야에 대한 민간 건설사들의 참여도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개도국 인프라 건설 사업 집중=개발도상국의 인프라 건설 시장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0~2020년 아시아·아프리카 지역 도시 인프라 투자 수요는 각각 6조5,780억달러, 7,4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개도국의 재정 상황이 좋지 않아 인프라 사업의 상당수가 민간투자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국내 건설사도 단순 시공이 아닌 우량 사업의 발굴과 자금조달, 인프라 시설의 운영 능력도 함께 키워나가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김완수 삼성물산 경영전략팀 상무는 "각 정부의 재정위기와 리스크 관리가 화두가 된 만큼 민간자본을 활용한 인프라 관련 민관협력 사업(PPP)과 민자발전(IPP) 시장은 더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한 역량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해수담수화플랜트와 상하수도 시설과 같은 수처리 환경 사업도 유망한 사업 분야로 꼽았다. 영국 물 전문 연구기관 '글로벌 워터 인텔리전스(GWI)'는 전세계 물산업 시장 규모가 연간 6.5%씩 성장해 2025년에는 8,65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국내 건설사가 강점을 지녔던 정유 및 석유화학 플랜트는 시장 다변화에 따라 중남미와 아프리카 시장이 부각되고 오프쇼어(해양정유플랜트) 등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분야로의 진출이 강조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외에도 노후 오피스 리모델링 사업, 셰일가스플랜트, 해외도시개발 사업, 그린스마트 건축 등도 향후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
◇"기존 역량 높이고…고부가가치 산업 진출"=변화하는 건설업 환경에 따라 각 건설사의 올해 주력 분야도 다양하게 나타났다. 현대건설은 고부가가치의 항만 사업과 복합개발 사업, 복합화력발전 사업을 올해 주력 사업으로 꼽았으며 삼성물산은 IPP·PPP 등 해외 개발형 민자 사업과 헬스케어 사업을 들었다.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ㆍ알제리 등 기존 거점시장에서 성과를 높이고 동시에 중남미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진출에 힘쓸 계획이다. 포스코건설은 개도국의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해외도시개발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GS건설은 기존의 해외 정유·석유화학플랜트 사업에 대한 성과를 높이면서 오프쇼어 부문과 해수담수화플랜트 분야로 업역을 확장할 계획이고 대림산업은 국내외 전력 수요 급증에 따라 발전사업을 올해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정종식 GS건설 경영기획담당 상무는 "주력 사업의 성장과 함께 원가혁신, 업무 효율 극대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해나가야 한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적인 투자를 지속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적으로 토목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현대산업개발은 수도권고속전철(GTX)사업과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 등 대선 과정에서 공약으로 내걸었던 대규모 토목 사업 수주에 사활을 걸 예정이며 롯데건설 역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기반시설 발주가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해 이에 대한 수주 영업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또 SK건설은 중동 지역 내 석유화학플랜트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며 두산건설은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소형주택 사업과 주택 리모델링 사업을 주력 분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