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머니포커스] 대우債 환매자금 어디에 넣을까

투신업계는 대우채가 들어있지 않은 펀드 만기물량(약 9조원)까지 감안할 경우 2월8일을 전후한 환매물량이 28조~3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은 그러나 환매 투자금을 어디에 다시 넣어야 할지 고민스럽기만하다.상당수 투자자들은 건국이래 최대 부도사건인 대우사태를 맞아 원금손실이라는 「뜨거운 맛」에 놀라 수익률은 낮더라도 아예 은행 정기예금 등 확정금리부 상품으로 돌아설 채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보다 높은 수익률에 익숙한 투신사 고객들의 특성상, 어느 정도 위험은 감수하더라도 다시 신종 증권, 투신상품에 가입하려는 움직임도 만만치않다. 주가는 불안한 횡보를 지속하고 있고 금리수준이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그 어느때보다 수익과 위험의 균형감각이 필요하다. 자신의 투자성향을 인지하고 그에 적합한 상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투자성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상품들을 알아본다. ◇머니마켓펀드(MMF)=환매하더라도 뚜렷한 대체상품을 찾지 못했다면 일단 초단기상품인 투신사의 MMF나 은행의 수시입출금식예금인 MMDA에 가입해볼만하다. 금리나 주가향방을 좀더 지켜보고 싶은 투자자들은 이들 초단기 상품에 투자했다가 경제변수의 방향이 잡혔다 싶으면 언제든 빼내 나중에 중장기 상품인 공사채펀드나 은행 정기예금에 집어넣을 수 있다. 특히 그때그때 수익률이 높은 코스닥 공모주 청약자금으로 이동했다가 다시 초단기상품으로 돌아올 수 있다. 투신사의 MMF가 실적배당상품인만큼 은행의 MMDA보다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MMF는 하루를 맡겨도 연 금리가 4.5%에서 많게는 6.5%선이다. 은행의 MMDA는 가입금액에 따라 1%~5%를 지급하고 있다. 주택은행의 경우 최저 1%에서 3,000만원 이상이면 5%를 지급하고 있다. ◇우량채권 특판상품=일부 증권사들이 국채 한전채 등 국공채와 포철 삼성전자 등 부도가능성이 거의 없는 우량 채권들을 지난 1월부터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팔기 시작했다. 3년만기 우량회사채 금리는 9.4~9.7%선이다. 은행 정기예금금리 8.5%보다 1%포인트 정도 높은 편이다. 기업부도 가능성이 거의 없어 안전성이 확보된데다 수익률도 괜찮은 편이다. 급전이 필요할 경우, 언제든 증권사창구에서 되팔수 있어 환금성도 보장된다. 보통 채권투자는 최소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 규모로 이뤄지기 때문에 기관투자가들의 전유물이 되다시피 했었다. 그러나 LG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이 채권투자 규모를 쪼개 일반투자자에까지 판매를 하기 시작했다. 특히 그동안 증권사들은 매입 채권가격보다 조금 프리미엄을 얹어 일반투자자에게 팔아온 것이 관행이었는데 LG투자증권은 2월말까지 기관투자가와 동등한 가격에 우량 국공채와 회사채를 팔고 있다. 투자 최저단위는 1,000원이다. 5년 만기 국민주택 1종채권은 금리가 9.19%인데 이자소득세를 표면금리인 5%에 대해서만 과세하고 있어 절세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 2일부터 15일까지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한 정부보증채인 지역개발채권을 만기까지의 잔존기간에 따라 2년, 3년, 4년, 5년짜리로 나누어 팔고있는데 세후수익률이 연평균 9.25~11%에 이른다. ◇은행 정기예금=수익성보다는 안전성이 최우선인 투자자는 아예 확정금리부 상품인 은행 정기예금에 가입해 볼만하다. 다만 금리의 향방이 다소 불투명한만큼 만기 1년짜리보다는 3~6개월짜리 단기형 정기예금에 가입한후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다른 상품으로 갈아탈수 있도록 하는게 좋다는게 금융전문가들의 조언이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대략 8.5% 내외이다. ◇은행 특정금전신탁=1억 이상의 여유자금을 갖고있지만 직접 증권사 창구에서 우량채권을 매입하기가 번거로운 투자자라면 은행 특정금전신탁을 이용해 볼 수 있다. 이 상품은 고객이 운용자산을 직접 선택하고 지정하는 형태의 대표적인 맞춤형 상품이다. 운용자산은 국공채 통안채 A등급 이상 회사채 등에 국한된다. 직접 우량채권을 매입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는 셈이다. 거액의 여유자금을 운용하기에 적합하다. 만기는 1년이지만 최근 은행들이 3개월이 지나 찾을 경우, 0.1%의 중도수수료만 물고 있어 사실상 3개월 만기로 봐도 무방하다. 은행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실적배당 상품으로 원금손실이 날 수 있지만 국공채 등 사실상 부도가능성이 없는 채권에 투자하기때문에 안전성이 매우 높다』며 『1년 기준으로 연 8.8%~9.2%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후순위채(CBO)펀드=고위험 고수익 상품이다. 투신사가 신용등급 BB+이하 채권이나 B+이하의 기업어음 등 투기채권을 담보로 발행한 후순위채에 투자하는 펀드이다. 하이일드펀드는 50% 이상을 투기채권에 투자하도록 한 반면 후순위채펀드는 투기채권 50% 중 25%는 원본보전의무가 후순위인 후순위채에 투자하도록 돼있어 위험도가 더 높다. 그러나 위험이 높은만큼 공모주배정비율 20% 배정, 이자소득세 50% 감면 등각종 혜택을 주고 있어 고수익도 기대된다. 하이일드펀드처럼 투신사와 증권사도 5~10%를 출자해 원금손실의 10%까지는 원본보전을 하도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후순위채펀드의 수익률은 하이일드펀드보다 3~4%포인트 높은 18%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엄브렐러펀드=공사채형펀드 주식형펀드 등 여러가지 펀드상품으로 수수료 부담없이 전환할 수 있는 상품이다. 실제로 요즘처럼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는 펀드간 전환으로 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함으로써 고수익을 낼 수 있다. 기존 펀드에 가입할 경우, 펀드매니저가 알아서 자산을 운용해주기 때문에 일반인은 펀드운용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그러나 엄브렐러펀드 가입시에는 투자자의 선택이 중요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가 결정해 펀드를 옮기는 만큼 시장상황에 어두운 고객에게는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며『가입후 펀드를 전환할 때는 가급적 영업직원 등과 상담한 후 옮기는게 좋다』고 말했다. ◇주식형펀드 및 뮤추얼펀드=상당수 전문가들은 대우채환매문제가 일단락되면서 주가가 어느정도 바닥을 쳤다고 보고있다.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은 지금이 주식형펀드나 뮤추얼펀드 가입 적기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실적 호전추세가 계속되면서 지난해만큼은 못하지만 올해도 그 어느 상품보다 짭짤한 수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벤처·벌처펀드=장기 여유자금으로 3년 이상 기다리되 고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는 이 상품을 염두에 둘만하다. 코스닥등록 전 단계에 있는 우량벤처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펀드로 투자기간이 보통 3년 이상인 점에 유념해야 한다. 하지만 좋은 벤처기업에 투자했을 경우, 의외로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물론 벤처기업 선정에 실패하면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다. 이병관 기자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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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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