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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심방세동, 혈액응고억제제로 뇌졸중 예방을


겨울인 시작된 지난주 초 응급실에 한 고령의 환자가 구급차에 실려 왔다. A(75)씨는 최근 며칠 동안 한쪽 팔다리가 결리고 두통이 심한 증상을 경험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결국 아침에 일어나는 도중 쓰러졌고 다행히 가족이 빨리 발견해 응급실로 바로 옮겨져 적절한 조치를 받고 현재 회복 중이다. 특히 요즘과 같이 찬바람이 부는 시즌에는 혈관 수축과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이 더욱 높다. A씨의 경우에도 평소 심장박동이 불규칙하고 지나치게 빨리 뛰는 질환인 심방세동을 앓고 있는 환자였다. 그러나 별다른 신체적인 고통이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그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관리를 방치한 탓에 뇌졸중으로 응급실까지 오게 됐다. 심방세동이란 심장에 비정상적인 전기활동이 발생하여 심장박동이 불규칙하고 지나치게 빨라지는 질환이다. 보고에 따르면 50~59세에서는 0.5% 정도로 발병하나 80~89세에서는 9% 정도의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약 30만명의 심방세동 환자가 있으며 매년 1만 명 정도의 환자가 더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심방세동이 주로 고령의 환자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우리나라의 급격한 인구고령화 속도에 따라 환자 수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심방세동은 주로 피로, 어지럼증, 가슴통증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무엇보다 심방세동 환자는 다양한 합병증이 나타나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특히 뇌졸중은 정상인들에 비해 발병 위험이 5배나 높다. 특히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졸중은 일반 뇌졸중 대비 중증 장애의 발생 가능성이 높고 발병한 두 명 중 한 명은 1년 이내 사망할 정도로 무서운 질환이다.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을 위한 첫걸음은 혈액응고억제제 복용으로, ‘와파린’으로 대표되는 혈액응고억제제는 혈액 내에서 혈전을 생성시키는 요소들을 차단함으로써 혈전 발생을 억제한다. 그러나 와파린은 잦은 혈액응고지수 모니터링이 필수적이고 음식 섭취를 조절해야 하는 등 불편함이 있다. 반세기 동안 독주한 와파린을 대체할 가능성이 기대되는 차세대 혈액응고억제제들 중 하나인 리바록사반 성분과 같은 새로운 약물은 모니터링이 필요 없고 1일 1회 먹는 경구용법으로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높였다. 임상시험결과에서도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에 대한 효과 및 안전성이 확인됐고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도 받았다. 찬바람이 부는 요즘 아버지의 심장소리를 들으며 온기를 나누는 것이 어떨까. 이로써 혹시 모를 질환을 발견하고 건강을 도모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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