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신한금융 인사적체 속앓이…조직쇄신론 고개

은행·생명 제외한 계열사 사장단 대부분 유임<br>부행장 4명등진로 막막… "조직 활력 잃나"우려<br>"미뤄왔던 쇄신인사 내년초 단행할것" 관측도

신한금융그룹이 '전임 경영진 갈등 봉합'과'차세대 임원 관리' 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신한의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지난주 말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자원봉사에 나선 서진원(앞줄 가운데) 신한은행장이 임직원들과 나란히 현충탑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제공=신한은행

'내분의 상처는 싸맸지만 새 살 돋을 곳이 없다.' 올해 '한동우 회장-서진원 행장' 콤비로 재편된 신한금융그룹의 임원진 구도가 최근 손자회사인 신한아이타스 신임 사장 임명을 종착점 삼아 마무리됐다. 올 초 서 행장 취임 이후 5개월에 걸친 그룹ㆍ은행 임원 인사는 지난해 말 기존 경영진 간 갈등으로 빚어진 그룹 내 반목의 상처를 보듬고 전열을 재정비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룹의 차세대를 이끌어갈 주력 계열사 임원의 향후 진로가 막막해지면서 자칫 조직의 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한은행은 최근 주주총회를 열고 자회사인 신한아이타스 사장에 이성락 신한은행 부행장을 선임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로써 신한금융그룹은 11곳에 이르는 자회사 등 주요 그룹사의 최고경영진 및 주요 임원진 인사를 마무리했다. 이 신임 사장은 1958년 출생으로 청구상고와 건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지난해까지는 은행영업의 주축인 리테일부문 겸 영업추진그룹장을 맡아 활약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존 경영진 간 갈등 여파에 뜻하지 않게 휘말려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이런 흐름을 감안해 볼 때 이 신임 사장 선임은 신한금융 내 파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탕평인사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번 인사를 조금 더 들여다 보면 꽉 막힌 신한금융 인사의 단면이 드러난다. 한때 은행계 금융사 중 가장 젊고 혈기왕성한 성장력을 자랑했던 신한금융이 만성화된 인사적체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장의 경우 당초 부행장 임기 만료시점이 오는 8월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한은행이 이례적으로 3개월이나 임기를 일찍 종료시키고 자회사 사장으로 선임한 것은 그나마 더 늦으면 보낼 최고경영자(CEO) 자리가 없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올해 한 회장이 취임하면서 조직안정을 위해 신한은행과 신한생명을 제외한 다른 계열사 사장단을 대부분 유임시키면서 CEO 공석이 사라진 탓이다. 문제는 앞으로 신한은행에서 올해 말까지 문종복ㆍ오세일ㆍ이동대ㆍ조용병 부행장 등 4명의 임원 임기가 추가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이들은 최근 그룹 지주사에서 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위성호 부행장, 이 사장 등과 더불어 1957~1958년생으로 차세대 주자의 허리급에 해당하는 인물로 꼽혀왔다. 더구나 또 다른 그룹의 주력사로 떠오르는 신한카드의 주요 임원까지 감안할 경우 그룹을 이끌 차세대 주자들이 '꽃도 못 피워보고 지는 것 아니냐'는 아쉬움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한 회장이 올해 그룹 내부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미뤄뒀던 쇄신인사를 내년 초에 단행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경영진 인사적체는 과거 라응찬 전 회장이 장기 집권하면서부터 비롯돼 고질화된 측면이 있다"며 "후발주자였던 신한은행이 오늘날 선도은행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점은 실력 있는 인재를 경쟁 은행보다 빨리 승진시켜주는 인사제도 덕분이기도 했는데 그 원동력이 사라져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