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경제지도가 35년 뒤에는 아시아, 특히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될 전망이다.
오는 2040년께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아시아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42%로 북미(23%)나 유럽(16%)을 크게 앞지를 것으로 분석됐다. 아시아 경제의 중심은 일본에서 ‘친디아(CHINDIAㆍ중국+인도)’로 바뀌고 한국 경제는 이들 틈바구니에 끼여 주변국을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이 26일 발표한 ‘아시아 경제의 장래’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ㆍ인도ㆍ일본ㆍ한국 등 4개국의 경제규모가 2010년대 말에 미국을 따라잡은 뒤 2020년대 초반에는 EU를, 2025년께는 북미 대륙 전체를 추월할 것으로 기대됐다.
아시아 국가들의 급성장은 중국과 인도가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규모는 2020년께 일본을 추월하기 시작, 2040년께는 미국과 대등해져 전세계 GDP의 5분의1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인도 역시 2030년께 일본을 앞선 뒤 2050년께는 유럽의 비중과 비슷한 세계 GDP의 12%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과 인도를 제외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쥐기 힘들 전망이다. 한국ㆍ홍콩ㆍ싱가포르ㆍ대만 등 아시아의 4용(NIEs)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은 2050년이 돼도 일본과 미국을 추월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계 경제에서 한국의 비중은 크게 높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의 비중은 지난 2003년 현재 1.7%에서 2030년께 2.3%까지 상승한 뒤 내리막을 타면서 2040년께 2.0%, 2050년께는 1.7%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1인당 GDP는 4만5,000달러에 달해 미국과 일본 대비 3분의1 수준에서 3분의2 수준으로 격차가 줄어든다. 일본 역시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2003년 12%)이 갈수록 위축되며 중심국가에서 멀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김현정 한은 금융경제연구원 과장은 “중국과 인도 등의 국가에는 유휴인력이 아직도 대규모로 존재해 후발자의 이익을 누릴 수 있는 전통적인 산업 부문에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중국과 인도 등 인구대국의 급속한 성장은 환경과 에너지 문제, 빈부격차 확대, 지정학적 위험 등으로 아시아 경제의 지속 성장을 위협할 수도 있으나 우수한 과학기술 인력을 바탕으로 한 높은 환경적응력으로 인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