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야당 증세 주장에 "…" 4대강 국조 요구엔 "부작용 검토할 것"

■ 박근혜 대통령, 여야 원내대표 회동

인사철회 가능성… 野 체면 세워주고 법안처리 협조 구해

지배구조 개선 상법 개정안 통과요구에도 "챙겨보겠다"


박근혜 대통령이 김명수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철회를 검토하기로 한 것은 야당의 체면을 세워주면서 각종 법안 처리와 경제활성화에 대한 협조를 받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15곳이나 치러져 '미니 총선'으로 불리는 7·30재보궐선거에서 과반을 사수하기 위해서는 인사 참사에 대한 수습이 필요하다는 정무적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김 후보자 버리고 인사 참사 수습?=박 대통령과 여야 원내지도부는 10일 85분간의 청와대 회동에서 도덕성과 자질 논란이 큰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낙마가 불가피하지 않느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김 후보자,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재고를 요청하자 박 대통령이 "잘 알았고 참고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박 원내대표는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완곡하게 재고를 요청했으나 박 대통령은 답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가 "이병기 국정원장은 야당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분이지만 국정과 안보 공백 문제를 고려해서 청문 보고서를 채택했다"며 "정치 관여 금지 등 국정원 개혁에 박차를 가해달라"고 요청하자 박 대통령도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유임의 부당성과 청와대의 인사 책임을 거론했으나 박 대통령은 정 총리 유임에 대한 이해를 구했을 뿐 책임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새로운 총리를 찾는 데 따른 인사의 어려움이 있다. 정 총리가 세월호 현장을 잘 알고 유가족들과 교감을 잘하셔서 유가족을 잘 이해하실 수 있는 분으로 진정성 있게 후속대책을 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이해를 구했다.


◇경제 해법은 청과 야당 의견 엇갈려=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경제활성화 의지를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이후 내수부진을 지적하면서 세월호 사고 이후 경제가 동력을 잃었다는 걱정이 많다"며 "경제가 활기와 동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관련 법이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이 주장한 증세에 대해서는 답을 하지 않아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야당이 요청한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안의 통과에 대해서는 "챙겨 보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상법 개정안은 법무부가 지난해 7월 지배주주 및 경영진의 전횡을 견제하고 소액주주의 권한 강화를 위한 취지로 입법예고했으나 재계의 반발로 제동이 걸렸다. 감사위원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다른 이사와 분리선출하고 대주주 의결권을 최대 3%까지 허용하며 집중투표제 의무화, 집행임원제 도입, 주주총회 전자투표제 의무화, 다중대표소송 도입 등이 핵심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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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우윤근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은 박 대통령에게 경제위기의 해법으로 가계소득 증대를 강조했다. 우 의장은 "경제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경제활성화를 하기보다는 가계소득 중심의 성장정책이 필요하다"며 "생활비 줄이기와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동일 시간 동일 임금 현실화, 청년일자리 늘리기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생활비 줄이기와 청년일자리 확대를 위한 국회 차원의 노력을 당부했다.

◇김영란법·유병언법·정부조직법 8월 통과=박 대통령과 여야 원내지도부가 정부조직법과 유병언법·김영란법 등의 8월 임시국회 통과에 합의함으로써 공직사회와 기업 등 사회적으로 큰 변화가 예상된다. 직무 관련성에 관계없이 100만원 이상 금품을 수수한 공직자에 대해 형사처벌이 이뤄지게 된다. 범죄수익 몰수 대상에 상속과 증여재산도 포함된다. 현재 정부는 정부조직법과 김영란법 등의 법안을 발의한 상태지만 각각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4대강 사업 검찰 수사 가속화, 국조는 미정=박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4대강 사업을 '세금 먹는 하마'라고 표현하며 4대강 사업에 대한 국정조사에 동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의) 부작용에 대해 검토해서 대책을 세우겠다"며 확답을 피했으나 앞으로 4대강 사업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속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새정치연합은 "수자원공사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채무 8조원을 국고로 메우려 하고 있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한 국조를 요구해왔다.

◇5·24 해제는 아직…통일준비위에 야당도 참여=박 대통령이 이날 야당의 5·24 조치 해제 요구에 대한 즉답을 피한 것은 당분간 남북관계의 급격한 변화를 추진하기보다는 제한적인 인도적 지원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박 원내대표의 5·24조치 해제 요청에 대해 박 대통령은 "인도적 차원과 민족의 동질성 확보 차원에서 허용된 범위에서의 남북 교류 및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박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에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 정책위의장까지 참석하는 것을 제안해 통일과 대북정책에서 여야 정치권과의 협력을 끌어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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