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사태 때문에 골프도 못치고….’
노무현 대통령이 인질 사태 등으로 골프를 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면서 골프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이 바뀌기를 에둘러 표현했다.
노 대통령은 24일 충남 태안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기공식 축사에서 “이 도시를 시작할 때 우리가 걱정했던 또 하나의 문제는 여러 가지 문화ㆍ레저 시설이 들어오겠지만 그 중에 핵심적인 시설이 골프장인데 골프장 그거 많이 만드는 데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인식이 호의적일까, 아닐까, 그런 점”이었다고 골프 얘기를 꺼냈다.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요즘도 저는 골프를 잘 치지 못하지만 건강관리를 위해서 가끔 골프를 치고 싶은데 못 친다”면서 아프간 사태 등을 꺼냈다.
그는 “태풍이 오니까 못치고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또 변을 당해서 못치고 또 뭐하는데 못치고 그런 사연을 다 빼버리고 나면 1년 내내 골프 칠 수 있는 날이 별도 없다”면서 “그만큼 우리 국민들이 골프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아프간 사태 발발 다음날 지방에서 골프를 치려 했으나 인질 사태가 터지면서 이를 취소한 바 있으며 태풍 관련은 이해찬 전 총리의 골프 파동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골프에 대해 국민들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으니까 자연히 거기에 준하는 여러 스포츠나 레저나 또는 높은 수준의 소비에 대해서도 같은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시장에서 돈을 많이 번 사람이 돈을 쓸 수 있게 하지 않으면 이제 이 경제는 발전하기가 어렵다. 국민에게 일 자리를 만들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가 떨어지면 결국 경제 전체가 침체하게 돼 있다”며 “돈을 많이 벌어놓은 사람들은 국내에서 쓸 데가 없으면 전부 비행기 타고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다. 시대가 이렇게 바뀌어버렸다”면서 고소득층 소비 문화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 변화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