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美 채무 해결을 향한 한 걸음

미국 정부의 부채한도 증액협상 시한이 8월2일로 성큼 다가왔지만 민주당과 공화당은 자신들만의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새로운 계획들은 빠르게 허공으로 사라져버리고 있다.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은 19일(현지시간) '지출 감축ㆍ상한ㆍ균형재정법'을 통과시켰다. 이는 향후 10년간 5조8,000억달러의 지출을 줄이고 정부가 세입을 넘어서는 지출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물론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같은 날 공화당과 민주당 상원의원 3명씩으로 구성된 '갱오브식스'는 앞으로 10년 동안 지출 삭감 및 세수 증대를 통해 약 4조달러의 적자를 줄이는 '그랜드바겐'안을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갱오브식스가 준비한 합의안의 세부적인 내용은 여전히 모호하다. 그들이 제시한 방안이 8월 2일 이전에 구체적인 법안으로 마련될 것 같지는 않다. 많은 공화당원들이 이와 관련한 세입 증대방안에 반대하고 있다. 더욱이 복잡하고 논쟁적인 문제들을 일괄 처리해서 법안으로 만들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하지만 갱오브식스의 제안은 뚜렷한 목적을 제시하고 있다. 갱오브식스의 상원의원들이 보여준 새로운 타협의 정신은 하원의원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즉 자신의 주장을 절대로 굽히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하원의원들의 태도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갱오브식스가 제안한 계획의 접근 방법은 적절하다. 이는 광범위한 지출 감축뿐만 아니라 세제 개혁을 통해 보다 많은 세입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이다. 지금 이 같은 계획이 중요한 것은 단지 내용만은 아니다. 이는 지난주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제시한 것처럼 의회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의무적인 재정감축 권한 없이 2조5,000억달러의 국채 발행한도를 늘릴 수 있도록 제안한 것과 같은 묘책을 의회가 수용하도록 하는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계획들은 미국의 채무 한도를 늘려주고 디폴트를 피하게 할 수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모두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라면 그랜드바겐안을 포함해 어떤 것도 장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실패할 것이다. 이는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중요한 것은 디폴트를 피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했기에 의회는 보다 큰 문제를 해결할 여력이 없다. 장기적인 문제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지금 당장은 디폴트를 피해야 하며 그 외의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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