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한중일 바둑 영웅전] 단명국으로 끝나나

제4보(51∼68)



일방적으로 쫓기던 이세돌이 돌아서서 반격에 나섰다. 백52로 포위망의 한 모서리를 허물겠다고 대든 것이다. 그러나 콩지에가 흑57로 모양을 갖추자 모처럼의 반격은 거의 효과를 거두지 못한 느낌이다. 여전히 콩지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흑59로 웅크린 것은 정수. 송태곤은 참고도1의 백1 이하 9를 진작에 그려놓고 있었다.

"흑이 물러서지 않고 덜컥 받아 주면 이렇게 크게 수가 납니다. 하지만 신중하기 짝이 없는 콩지에가 이런 식으로 걸려들지는 않겠지요."(송태곤)

백62를 보자 콩지에는 무려 15분을 생각했다. 그 사이에 송태곤은 참고도2의 흑1 이하 백6을 그려 사이버오로 생중계 사이트에 올렸다.


"흑이 겁을 먹고 중앙쪽을 보강 해주면 이런 식으로 하변의 흑이 위험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우리의 희망사항일 뿐이지요. 신중파 콩지에가 걸려들어 줄 리가 없지요."(송태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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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콩지에는 실전보의 흑63으로 곱게 넘어가 송태곤의 기대를 외면했다. 흑63이 놓인 시점에 검토실의 몇몇 고수들 사이에서 수런거리는 소리가 있었다.

"백대마가 잡힌 것 아닌가?"

"글쎄…. 하긴 두 집을 낼 곳이 없는 것도 같아."

우변으로부터 우하귀 방면으로 쇄도해 들어간 백대마가 잡힌 것 같다는 얘기였다. 그 대마가 잡힌다면 이 바둑은 단명국으로 끝날지도 모른다. 과연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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