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 "2010년 MICE의 해" 선포…전략산업 육성 총력전

"비즈 관광객 3명=車 1대 수출 효과" 황금산업 선점 팔걷어<br>'IME 2009' 개막식서 '日 세계 교차로' 캐치프레이즈<br> 중앙정부 넘어 지자체들도 예산 늘리고 다양한 행사 준비… 국제회의·전시 유치 마케팅

도쿄국제포럼에서 개최된 'IME(International Meeting Exhibition) 2009' 행사에는 아시아 4개국 33명의 인센티브 관광 관계자들과 2,000 여명의 일본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일본은 이 행사에서 내년을 '일본 MICE(전시 및 이벤트 산업)의 해'로 공식 선언했다. /사진=JNTO 제공

일본 시즈오카 외국인 인센티브 투어시 녹차잎 따기 체험


"내년을 '일본 MICE의 해(JAPAN MICE YEAR 2010)'로 공식 선언합니다." 지난 8일 도쿄국제포럼에서 개최된 'IME(International Meeting Exhibition) 2009' 개막식에 참석한 후지모토 유지(藤本祐司) 국토교통대신 정무관(차관급)은 개회사에서 "그동안 관광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인 일본 정부는 내년을 MICE(Meetings, Incentives, Conventions, Exhibitions•전시 및 이벤트) 산업 육성의 원년으로 삼아 더 많은 해외 비즈니스 관광객들이 일본의 매력을 찾아 방문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로 19회째를 맞는 IME 개막식에서는 'JAPAN MICE: JAPAN, A GLOBAL CROSSROAD(일본 MICE: 일본은 세계의 교차로)'라는 캐치프레이즈도 공개됐다. 이날 행사에는 인센티브 쇼케이스(인센티브 관광 상품 시찰 및 전시회로 구성되는 대규모 행사)에 참가한 아시아 4개국(한국•싱가포르•대만•중국) 33명의 인센티브 관광 관계자들과 2,000여명의 일본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일본의 MICE 산업 육성 배경=일본 정부가 MICE 산업에 이처럼 총력을 기울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MICE 관광객이 일반 관광객보다 소비 규모가 클 뿐 아니라 고용창출 효과도 높고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는 등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일본뿐 아니라 세계 주요국들이 MICE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려는 것도 같은 이유다. 공교롭게도 한국ㆍ중국ㆍ일본 3국은 내년에 MICE 시장을 놓고 한판승부를 벌이게 된다. 한국의 경우 내년부터 '2010~2012 한국 방문의 해'가 본격 시작되고 중국도 내년에 상하이 엑스포,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행사를 개최하면서 '중국 방문의 해'로 선포한 것이다. 한국관광공사 분석에 따르면 국제회의 참가자들의 1인당 직접 지출액(2007년 기준)은 평균 2,488달러로 일반 관광객의 2.8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MICE 관광객 3명을 불러들이면 1,500㏄ 자동차 1대를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 수익을 얻는 셈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한ㆍ중ㆍ일 3국 가운데 가장 먼저 경제성장을 이룬 일본은 일찌감치 MICE 산업에 눈을 떴다. 특히 도쿄올림픽(1964년) 개최를 계기로 고속도로와 신칸센 개통, 대형 호텔 오픈 등 컨벤션 인프라를 갖추면서 세계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1980년대 이후에는 국가 중심에서 지자체 중심으로 컨벤션 운영체계가 전환되면서 중앙과 지방 간 균형발전을 이루기도 했다. 그 결과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99개 공항, 51개의 국제컨벤션도시(정부 공인)가 생겨났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한국•싱가포르•홍콩 등 경쟁국들이 가세하면서 일본의 국제회의 개최 건수 증가율이 눈에 띄게 둔화되기 시작했다. 국제협회연합(UIA•Union of International Associations)이 국제회의 건수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03년까지 아시아 1위였던 일본은 2004년 중국(홍콩 포함)에 아시아 1위 자리를 내주더니 2005년에는 우리나라와 싱가포르에도 밀려 아시아 4위라는 굴욕을 기록했다. 국토교통성 산하 관광청 MICE 추진 참사관부의 야마다 준지(山田淳司) 계장(사무관급)은 "순위가 밀리면서 일본 정부가 이대로는 안 된다고 판단해 국토교통성의 전 부서가 힘을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지자체도 MICE에 역점=중앙정부뿐 아니라 지자체도 각종 컨벤션 시설 및 산업 시찰의 매력을 내세우면서 MICE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IME에 참가한 2,000여명의 지자체 관계자들은 '이치고 이치에(一期一會, 일생에 단 한번뿐인 기회와 인연이라는 뜻)' 정신을 바탕으로 상담에 적극 나섰다. 올해로 개항 150주년을 맞은 요코하마(가나가와현)는 최대 규모의 복합컨벤션시설인 '퍼시픽 요코하마' 등 다양한 컨벤션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도시형 인센티브의 적격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닛산자동차 글로벌 본사 갤러리, 요코하마에서 시작된 맥주업체 기린의 맥주빌리지, 미쓰비시 미나토미라이 기술관, 신요코하마 라면박물관, 미나토미라이21지구 등 산업 시찰지가 다양하며 일본 최대 규모의 수족관 '아쿠아뮤지엄'도 있어 교육체험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는 것. 행사장에서 만난 신지 아라키 요코하마컨벤션뷰로 과장은 "특히 미나토미라이21지구는 현재 진행 중인 대도시 재개발사업을 직접 볼 수 있는 장소로 한국의 토목•건설 관계자들도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오키나와현은 오키나와 컨벤션센터(기노완시)와 반고쿠 신료칸(나고시) 등 2개의 컨벤션시설이 대표적이다. 고급 리조트인 반고쿠 신료칸은 일본 국내외에서 럭셔리 인센티브 투어 코스로 애용된다. 고지 니모토 오키나와관광컨벤션추진부 진흥팀 주임은 "최고급 인센티브 관광코스로 차별화한 결과 연간 오키나와를 찾는 MICE 관광객이 30만명이나 된다"고 소개했다. ◇공격 마케팅으로 시장 선점한다=2003년부터 올해까지 8년째 '요코소 재팬(VISIT JAPAN) 캠페인'을 펼치며 공격적인 관광 마케팅을 펼쳐온 일본은 'MICE 원년'인 내년부터는 국제회의 및 인센티브 관광 유치에 더욱 힘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일본은 내년 관광산업 예산안을 올해(70억엔, 한화 약 920억원)보다 3배가량 늘어난 200억엔(약 2,600억원)으로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원안대로 가결될 경우 일본은 관광 분야에서 엄청난 규모의 실탄을 확보하게 된다. 고보리 마모루 일본국제관광진흥기구(JNTO) 컨벤션유치부 부장은 "200억엔 가운데 순수한 MICE 관련 예산은 7억엔(약 92억원) 정도이고 나머지는 관광 인프라와 콘텐츠를 정비•구축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MICE 원년에 맞춰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되고 있다. 전국 900여개 쇼핑센터 등에서 대규모 바겐세일을 펼치는 한편 나라헤이죠코(平城京) 천도 1,300주년 기념 사업과 세토우치 국제예술제, 시가라키 아트 페스티벌 등 대규모 이벤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MICE 산업 인프라 구축을 위해 일본 정부는 교통 편의성을 높이는 데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일환으로 도쿄와 나리타 국제공항을 잇는 새로운 철도를 개설, 현재 1시간 걸리는 이동시간을 36분으로 단축할 방침이다. 하네다공항의 활주로를 기존 세 개(A•B•C)에서 한 개 더 늘려 내년 10월 완공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처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성공적으로 구축되면 내년 외래 관광객 목표인 1,000만명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일본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고보리 부장은 "내년 목표 1,000만명 가운데 40만명 정도를 MICE 부문에서 채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2019년에는 100만명을 MICE에서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韓·中도 치열한 경쟁
한국 신성장동력산업 선정 내년 124억 투입
중국 기업체 행사·인센티브 단체 관광 지원
일본이 내년을 MICE 원년으로 선포하면서 적극적인 육성 의지를 천명한 가운데 우리나라와 중국도 다각적인 MICE 진흥정책 및 인프라 구축을 통해 일본과의 경쟁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는 내년 '2010~2012 한국 방문의 해'에 맞춰 MICE 산업을 17대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선정하고 국무총리실 산하에 '전시컨벤션육성협의회'를 구성했다. 서울시의 경우 인프라 확충을 위해 잠실운동장~COEX~SETEC을 연결하는 '컨벤션 벨트'를 구상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MICE 관광을 핵심 과제로 선정했으며 내년도에 124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국제회의 관련 예산 42억원보다는 세 배, 올해 처음으로 MICE 항목으로 책정된 예산 80억원보다는 50% 이상 늘어난 규모다. MICE 유치 및 개최 지원 상한 금액도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한편 MICE 단체관광객에 대한 원스톱 비자발급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전시장이 서울과 지방에 흩어져 있어 교통ㆍ숙박 등의 불편이 있는 점을 감안, MICE 정보공유 시스템을 구축하고 '마이스 동맹(MICE Alliance)' 프로그램을 연내에 가동한다. 이를 통해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0.45%인 MICE 산업 비중을 오는 2018년 1.5%로 끌어올리고 MICE 관광객 수는 318만명(2007년 현재 58만6,842명), 산업 규모는 22조3,420억원(2007년 현재 4조1,15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해마다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은 관광산업 부흥을 통해 MICE 산업도 동시에 발전시킨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상하이 엑스포(5월)와 광저우 아시안게임(11월)이 연달아 개최되는 만큼 중국도 내년을 '중국 방문의 해'로 지정했다. 엑스포가 열리는 상하이는 '중국 경제 1번지'라는 이미지를 살려 '유행'과 '첨단'을 키워드로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 내 MICE 산업이 가장 활성화된 곳은 홍콩이다. 홍콩은 현재 MICE 업계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기업체 행사 및 인센티브 단체관광을 지원하는 '리워드(보상)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는 MICE 전담본부인 MEHK(Meeting and Exhibitions Hong Kong)를 설립하는 한편 런던ㆍ로스앤젤레스ㆍ뭄바이ㆍ도쿄ㆍ베이징 등 해외 5곳에 전담인력을 파견했다. 홍콩관광청은 앞으로 5년간 180억원의 예산을 홍콩관광진흥청 해외지사를 통해 기업체 행사에 지원할 계획이며 홍콩전시박람회장 시설 규모를 2만㎡ 확장하고 동남아 최대 해양공원인 '오션파크'를 선보이는 등 MICE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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